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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에 장사 없다… 석유메이저 손실 눈덩이

내년 유가 65달러선 지속땐 엑손모빌 150억弗 손실 전망

BP·셰브런도 고전 예상

원유 위주 사업확장 GE도 매출·순익 등 타격 불가피


저유가가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엑손모빌 등 석유 메이저와 최근 수년간 에너지 사업에 투자를 확대한 제너럴일렉트릭(GE) 등 글로벌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동안 석유 메이저들은 원유 채굴뿐 아니라 저유가로 생산비가 낮아져 순익 증가가 기대되는 정유업 등 다양한 사업 부문을 보유하고 있고 재무구조도 탄탄해 저유가의 충격을 충분히 흡수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돼왔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은 장기적 유가 전망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단기적 유가 변동에는 웬만해서는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6월 이후 45%나 떨어질 정도로 급격히 진행되는 유가 하락에 이들 석유 메이저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컨설팅 업체 오펜하이머의 파델 가이트 에너지 담당 선임분석가는 내년 유가가 평균 배럴당 65달러선에 머물 경우 엑손모빌이 한 해 동안 입을 손실이 1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2년 넘게 유가가 배럴당 65달러에 머물면 손실이 3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엑손모빌 같은 석유 메이저에도 이는 큰 타격"이라고 지적했다. BP·셰브런 등도 저유가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FT는 "유가가 폭락했던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원유 생산비는 늘어난 반면 이익률은 떨어져 있어 석유 메이저들도 불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북해·캐나다 오일샌드 등 고비용 프로젝트들이 줄이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FT는 "석유 메이저들도 꼭 필요한 사업이 아니면 추진을 주저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미 코노코필립스가 지난주에 내년 투자규모의 최대 20% 축소를 밝혔으며 BP·토탈 등도 내년까지 투자를 줄일 뜻을 비친 상태다. 금융위기 이래 처음으로 주주배당금 삭감도 전망된다.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내년에 이들 업체의 자사주 매입도 제로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급락은 원유 관련 분야 위주로 대규모 사업확장을 벌여온 GE에도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GE는 내년 주당순이익(EPS)이 1.70~1.80달러선으로 시장 전망치인 1.79달러선을 아슬아슬하게 오갈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또한 원유 및 가스 부문 매출과 순익이 나란히 5%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최근의 유가 하락으로 매출에도 타격이 있을 것임을 시인했다. 이에 대해 제프리 이멀트 GE 최고경영자(CEO)는 "에너지산업의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비용절감을 통해 해당 사업 부문의 이익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P모건에 따르면 GE 내부에서 원유 및 가스 관련 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은 21%로 추산된다. GE는 한창 유가가 상승세이던 2007년부터 원유 및 가스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해왔으며 채굴·탐사 등 관련 업체 인수합병(M&A)에 들인 자금은 170억달러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원유·가스산업에 대한 GE의 도박이 흔들리고 있다"며 "유가 하락이 이멀트의 주요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를 빼앗아갔다"고 전했다.

한편 16일(현지시간) 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1.96% 하락한 배럴당 60.01달러로 간신히 60달러선을 지켰으며 장중 한때 5년여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0.04% 오른 배럴당 55.13달러에 마감했으나 장중 2009년 6월 이후 최저인 배럴당 53.60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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