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적어도 배럴당 70달러는 돼야 전기자동차시장이 생존할 수 있다." 르노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가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기자동차의 미래는 유가가 반등하느냐 여부에 달려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곤 회장은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가 되면 (전기자동차의) 채산성이 상당히 좋을 것이고, 200달러 이상이면 더 좋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또 "전기자동차가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시장규모가 일정 수준으로 확대될 때까지 (외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면서 공공부문의 전기차 시장에 대한 지원을 희망했다. 곤 CEO는 자동차시장의 낙관적인 미래상을 펼쳐 보였다. 그는 "오는 2020년이면 전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의 판매비중이 10%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같은 시기의 전기차 점유율이 1.5~2%를 기록할 것이라는 폭스바겐의 전망이나, 0.6%에 그칠 것이라는 HIS글로벌인사이트의 예측에 견줘 상당히 파격적인 낙관론이다. 카를로스 곤은 "(전기차에 대한 투자자금을) 빼 갈려면 빼 가라고 해라"라고 말하면서, "그러나 나는 40억유로와 2,000명의 생산인력을 전기차 개발에 밀어 넣었다"고 강조했다. 르노자동차는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오는 2016년까지 이스라엘과 덴마크에서 10만대의 전기자동차를 판매하겠다"고 선언하며, 전기차에 '올인'했다. 르노는 전기차시장의 확대를 위해 세계 주요 도시에 '배터리 교환소'를 설치해 전기차 고객들이 이곳에서 다 쓴 배터리를 충전 배터리로 바꾸는 방식으로 충전 시간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르노 관계자는 "이미 세계 지방자치단체 30여 곳과 배터리 교환소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량이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큰 폭으로 올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배럴당 1.58달러(2.23%) 상승한 72.51 달러를 기록했고, 브렌트유 가격은 4.32달러(6.41%) 올라 71.67달러가 됐다. 블룸버그통신의 자체 분석자료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내년에 배럴당 75달러선을 중심으로 40~110달러 사이를 오갈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2013년까지는 80달러와 92달러에서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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