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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옷깃이 달린 푸른 옷을 입은 여인 루냐 체코프스카는 아메데오 모딜리아니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가장 선호한 모델이었다. 훤칠한 키에 홀쭉한 얼굴형을 지닌 그녀의 외모는 모딜리아니가 추구하는 인물상에 가장 부합했다고 한다.
체코프스카는 지난 1917년 남편이 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로 전쟁터에 가 있는 동안 화상 레오폴드 즈보로프스키 부부의 집에 머물렀고 그곳에서 모딜리아니와 교류를 했다. 둘은 연인 관계까지는 아니었지만 깊은 정신적 교감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모딜리아니 작품집을 낸 체로니는 그의 말을 빌려 두 사람의 관계를 증언한다. "작업하는 내내 격렬한 몸짓으로 나를 관찰하는 바람에 캔버스가 내 머리 위에 떨어지기도 했죠. 놀란 내가 두려움에 떨자 그는 가까이 다가와 속삭이는 듯 이탈리아어로 노래를 불러주며 나를 편안하게 해줬어요."
그림은 프랑스 국공립미술관이 소장한 최초의 모딜리아니 작품이기도 하다. 1921년 즈보로프스키의 손에서 프랑스 파리 베르넴죈갤러리로 매매된 작품은 같은 해 12월 그르노블미술관에 팔린 후 줄곧 그곳에 있다. 작품의 최초 제목은 '환상'이었고 현재는 '흰 옷깃의 여인' 또는 '루냐 체코프스카' 등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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