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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07 '필요조건과 충분조건'] 일본에서는…

"신도시서 도심 재개발로" 개발정책 방향 바꿨다


“지난 70년대 도쿄 외곽에 만들었던 대표적인 신도시인 타마 뉴타운 등은 단카이 세대(47~49년생인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한 후 신세대가 외면하면서 점차 ‘올드(old) 타운’이 돼가고 있습니다. 고령화 추세로 인구가 줄고 있는 가운데 통근시간만 3시간이 넘는 신도시에 누가 거주하려 하겠어요. 이제 건설된 신도시를 어떻게 재편하는지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겁니다.”(오카타 주니치로 도쿄대학 도시공학부 교수) 일본의 개발정책이 외곽에서 도심으로 회귀하고 있다. 도심의 인구산업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70년대 집중적으로 개발됐던 신도시가 실버타운에 머물면서 도심 개발로 돌아선 것이다. 시기적으로도 2001년은 일본의 지가가 최대로 하락한 시기였다. 그만큼 도심 개발에 따른 부담이 적어 개발 수요가 일어났다.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력을 갖춘 중산층에 도심 지역은 통근 등에 따른 이동거리가 짧고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거주하기에 최고의 입지라는 점도 부각됐다. 정부는 이런 시장 수요를 외면하지 않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은 ‘도시재생본부’를 설립, 도심 재개발을 추진했다. 특히 부동산개발업체가 제시한 프로젝트가 괜찮다고 판단이 서면 용적률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줬다. 도쿄의 핵심 지구로 꼽히는 미나토구에 위치한 롯폰기힐스와 미드타운은 도심 개발정책의 대표적인 사례. 각각 2003년과 올 3월 문을 연 두 건물은 주거지와 상업 및 문화시설, 오피스가 한데 어우러져 단시일 만에 도쿄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한마디로 ‘일하고, 놀고, 먹고, 문화생활까지 누릴 수 있는’ 복합도시를 시가지에 만든 셈. 환락가였던 롯폰기는 이제 가장 선호되는 업무ㆍ상업지역으로 탈바꿈했고 롯폰기 힐스에 사는 신흥 부유층인 ‘힐스족’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드타운도 개장 후 6개월 만에 무려 1,800만명이 방문하면서 롯폰기 힐스, 미드타운, 그리고 인근에 위치한 국립신미술관까지 쇼핑이나 여흥을 즐기는 시민들을 위한 최적의 ‘트라이앵글’을 형성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미쓰이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도심개발이 활성화된 것은 정부가 도심 기능을 높이기 위해 용적률 제한을 풀고 고층 건물 건축을 자율화했기 때문”이라며 “개발의 편익도 지역주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 부활로 산업적 측면에서도 고용이 창출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재개발로 인한 서비스 수요 등이 살아났기 때문. 3차 산업을 중심으로 한 고용이 늘면서 도쿄의 취업인구는 2003년 638만명에서 지난해 655만명으로 늘어났다. 반면 신도시 등 도심 외곽지역의 인기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도쿄에서 활동하는 부동산 에이전트 관계자는 “도쿄역 앞 마루노치 지역 등 도심부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이 지역에 대한 경제력 있는 계층들의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도심부의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오르는 추세고 신도시를 비롯한 외곽지역의 부동산 가치는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카타 교수는 “중심부를 억제하면 도시활력이 떨어져 도시 경쟁력이 훼손된다”며 “강제로 교외로 나가는 것은 부작용만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도시 주택의 인기가 시들하면서 최근에는 정부가 교외 주택을 모두 산 뒤 젊은이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분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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