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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첫날 인천공항은

창고서 대기하던 'Made in USA' 자정 지나자 속속 통관절차 나서

14일 오후12시5분 인천국제공항. 전날 밤 뉴욕 JFK 공항을 출발한 대한한공의 수입 화물기 KE234편이 우렁찬 굉음을 울리며 활주로에 안착했다. 긴 활주로를 힘차게 내달린 비행기는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화물터미널 청사 안으로 들어왔다. 금세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흐린 날씨도 쌩쌩 불어대는 찬바람도 그 위용을 가리지 못했다.

화물기가 도착하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9명의 근로자가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동차에 실려 비행기에서 땅으로 내려온 화물은 다시 지게차로 옮겨져 창고로 이송됐다. 이 가운데 세관에서 관리 대상으로 지정된 화물은 별도의 보안 검색을 거치게 된다.

이날 비행기에 실려온 90톤의 화물은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섬유·잡화 등으로 구성됐다. 일본과 중국ㆍ동남아 등지로 다시 나가게 되는 통과화물을 제외하고 'Made in USA'가 선명히 찍힌 미국의 제품은 한나절 동안 창고에서 대기한 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15일 자정을 기해 속속 통관 절차를 받아 첫 관세 혜택을 받는다.

그동안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수출입 화물기는 주간 64회 운행됐다. 한미 FTA 발효에 따른 관세 인하, 국내 생산시 원산지 표시 등 수출 여건 개선은 자연스럽게 화물기 운행횟수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 고객서비스팀의 박희경(27)씨는 "12시간가량 창고에서 대기하던 수십 톤의 화물이 15일 자정 이후 연이어 통관돼 FTA 발효의 수혜를 입는다"며 "앞으로 특히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한미 간의 항공 화물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화물기를 조종한 하메디 아담 대한항공 기장은 "미국 제품이 한국에서 관세 혜택을 받는 사실상의 첫 화물기를 조종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이번 FTA 발효가 한국과 미국 양국의 경제가 함께 도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화물터미널 창고에서 작업 근로자로 일하는 강문식(58)씨도 "귀가 얼어붙을 정도로 매서운 꽃샘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FTA 발효로 물동량이 늘어나면 작업장에도 더욱 활기가 돌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미 FTA 발효 이후 휴대폰, 반도체, 자동차부품, 섬유 및 의류 제품 등을 중심으로 한 대미 항공화물 수출량이 연간 1만775톤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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