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마련된 발코니 화재안전기준은 정부의 발코니 확장 합법화 방침에 대해 소방방재청 등이 발코니의 방재 기능을 들어 반대하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화재 발생시 발코니가 대피공간으로서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춰 대피공간과 화재차단 시설 설치를 의무화한 게 골자다. ◇신축ㆍ기존건물 설치규격 달라= 앞으로 새로 짓는 아파트는 인접한 두 세대를 합쳐 3㎡, 즉 세대별로 1.5㎡씩 서로 연결되는 공용 대피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대피공간 양쪽에는 안쪽에서만 열리는 방화문을 설치한다. 신축 아파트라도 각 동의 가장자리에 있어 옆집과 직접 연결할 수 없는 세대는 2㎡의 독자적 대피공간을 만들면 된다. 기존 아파트는 세대간 경계 벽이 비 내력 벽인 경우 신축 아파트처럼 두 세대를 합쳐 3㎡로 만들어도 되지만 대부분 내력 벽이어서 손댈 수가 없다. 이 때는 각 2㎡씩 인접해 독자적 대피공간을 설치해야 한다. 이미 발코니를 개조한 집에서 대피공간을 만들려면 이웃집과 협의해 두 집의 대피공간이 인접하도록 한 뒤 관리사무소의 확인을 받아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 옆집이 발코니 확장을 하지 않은 경우 단독으로 만들면 된다. 발코니를 확장하지 않고 그냥 쓰는 집은 새로운 안전기준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양쪽 계단 복도식 아파트는 제외= 대피공간을 두는 이유는 ‘2방향’의 피난구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복도 양끝에 계단이 설치돼 두 방향으로 피난할 수 있는 일부 복도식 아파트는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아파트 외에 단독ㆍ다가구ㆍ다세대 주택도 적용에서 제외된다. 방화유리ㆍ방화판 등 화염차단 시설도 발코니를 개조한 모든 세대가 설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대피공간까지 물을 뿌려줄 수 있는 경우는 화염차단시설이 굳이 필요 없다. 그러나 스프링클러가 없으면 불길이 위층에 쉽게 번지지 못하도록 방화판이나 방화유리를 높이 90cm 이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들 차단시설은 대피공간 뿐 아니라 발코니 전면에 걸쳐 필요하다. 추락사고 등을 막기 위한 별도의 난간도 있어야 한다. ◇방화판ㆍ유리 중 통일하면 좋아= 세대별로 방화판과 방화유리 중 하나를 임의로 선택하면 아파트 미관이 나빠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준공 전 건설업체가 입주자 의견을 모아 한쪽으로 통일해 설치하면 된다. 준공 후라면 입주자 관리규약 등에 하나의 차단시설로 통일하도록 규정하면 된다. 방화유리ㆍ방화판은 난연 3급 이상의 불연성 자재로 제작된 것이어야 한다. 방화유리의 틀이 되는 섀시 역시 불연성 자재로 설치해야 한다. 발코니 섀시 자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기준이 없어 널리 쓰이고 있는 PVC를 사용해도 된다. 난연 3급은 목재와 비교해 더 타기 어려운 재료를 뜻하는 등급으로 난연합판ㆍ난연플라스틱판 등이 있다. 난연 2급인 석고보드ㆍ목모시멘트판ㆍ펄프시멘트판ㆍ미네랄텍스 등과 난연 1급인 콘크리트ㆍ석재ㆍ알루미늄ㆍ석면판ㆍ철강 등도 당연히 사용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