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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안의 신부, 임진각 인근 '평화성당' 세웠다… "갈라진 남북… 북한 주민 박해에 마음 아파"

하 안토니오 몬시뇰 독일인 신부


"독일은 통일됐지만 한국은 여전히 갈라져 있고 북한 주민들이 심한 박해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늘 마음 아팠어요. 이런 이유로 여러 기도운동을 해왔고 이 성당도 세우게 됐습니다."

한국서 57년간 '빈자의 성자'로 헌신해온 파란 눈의 독일인 신부 하 안토니오 몬시뇰(93·사진). 그가 북한과 인접해 있고 임진각에서 1.2㎞ 떨어진 곳에 남북통일과 평화를 기원하는 '파티마 평화의 성당'을 최근 완공했다. 꿈꾼 지 41년 만에 숙원을 이뤄낸 것이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974년 5월19일 임진각에서 '세계 평화와 남북한 평화통일'을 위한 미사를 처음으로 봉헌한 후 매년 5월 이곳에서 미사를 드려왔다"며 "처음 임진각에서 미사를 드릴 때부터 '여기에 기도의 성당을 짓자'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최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마정로에 위치한 '파티마 평화의 성당'에서는 하 몬시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당 봉헌식이 열렸다. 지난 1958년 선교사로 한국에 건너와 빈민 구제와 교육 사업에 평생을 바치며 2005년에는 명예 고위 성직자인 '몬시뇰'에 임명되기도 했다.



성당 건립은 꾸준한 노력에도 수차례 좌절되는 등 30여년 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다. 1983년 한 신자의 기부금으로 북한과 가까운 곳의 부지를 매입했지만 군사작전 지역이라는 이유로 성당 건립 허가가 나지 않았다. 수차례 거부되자 현재의 부지를 다시 구입했고 2013년 국방부의 허가를 받아 6일 성당을 완공했다. 이 과정에서 그가 1986년 설립한 '티 없으신 마리아 성심 수녀회' 소속 수녀들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평화통일에는 군사력이 아니라 기도에 의한 정신적인 무장이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이 하 몬시뇰의 생각이다. 현재 회고록을 집필 중인 그는 "남북한 평화통일이 이뤄지는 것을 보고 한국에서 생을 마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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