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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뷔 성유리 "소원 이뤘어요"

22일 개봉 '토끼와 리저드' 여주인공 맡아



“드디어 몸에 맞는 옷을 입은 기분인 걸요.” 영화 ‘토끼와 리저드’에서 입양아 메이 역을 맡아 스크린에 데뷔한 성유리(28)는 활짝 웃었다. 1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빡빡한 인터뷰 일정에도 밝은 모습이었다. “평소 커피를 안 마신다”는 그는 잠을 깨기 위해 커피까지 주문할 정도로 요즘 바쁘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매체 인터뷰와 각종 행사가 몰렸기 때문. 말수도 적고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이번 영화와 관련해선 더 없이 적극적이다. “영화 찍는 게 소원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영화배우의 꿈을 키워왔던 만큼 할 말도 많은 모습이었다. “첫 영화에서 제 성격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를 하게 됐네요. 그 동안 드라마에선 주로 밝고 명랑한 이미지였지만 실은 혼자 있을 때도 많고 말수도 적어요.” 그런 만큼 감정 이입도 편했다. “여주인공 메이의 심정이 정말 와 닿았어요. 마음의 벽도 있고 내면의 아픔을 가진 점이 쉽게 이해가 되던 걸요.” 본인의 연기에 스스로 몇 점을 주고 싶냐고 묻자 그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확답을 피했다. 영화에서 입양아 메이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려진 아픔을 안고 고국에 들어와 자아를 찾고자한다. 메이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택시기사 은설(장혁)을 필연적으로 만나고, 그와의 교감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발견한다. 제목에 등장한 ‘토끼’와 ‘리저드’는 각각 은설이 꾸는 이상한 꿈, 메이의 몸에 난 상처로 남녀 주인공이 가진 마음의 상처이자 치유의 계기로 작용한다. 신인 주지홍 감독이 유럽식 감수성으로 잔잔하게 풀어가지만 영화는 쉽지 않다. “관객에게 숙제를 많이 주는 작품인 것 같아요. 숨은 의미가 많은 데 그런걸 숨은 그림찾기 하듯 발견할 수 있는 영화예요. 주인공의 감정과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결말에 이르러 이해할 수 있을거예요.” 잔잔한 멜로물이지만 촬영은 힘들었다. “24시간 넘게 찍은 적도 있어요”라며 혀를 내두른 그는 “가장 힘들게 찍은 장면이 편집돼 아쉬웠어요. 마지막 장면에서 숨이 차도록 뛰어야 하는데 클로즈업 씬으로 찍기 위해 러닝머신에서 4~5시간을 뛴 것 같아요.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뛰었는데 감독님이 편집하셨네요. 그 장면을 찍고 며칠을 앓았다니까요.” 그는 이번 영화에서 의상도 직접 맡았다. 엔딩 크레딧에는 ‘의상 담당 성유리’라고 뚜렷이 올라 간다. “몇 가지 옷을 준비해서 사진을 찍어간 다음에 촬영 전에 감독님에게 보여줬는데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농담 삼아 의상 담당으로 넣어달라고 했는데 정말 넣으신 거죠.” 극중 상대역으로 출연한 장혁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처음엔 정말 마초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멜로에 굉장히 강하시더라고요. 장혁씨가 영화에서 눈물 흘리는 장면에 저도 정말 가슴이 찡했어요.” 후배 연기자로서 배운 점도 많다고 한다. “제 연기가 다소 과장됐었나 봐요. 장혁 오빠가 ‘드라마는 조금 과장되고 배역의 120%를 보여줘야 한다면 영화는 80%만 보여주고 관객이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했는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비비안 리, 샤를리즈 테론 등 강한 인상을 남기는 배우를 ‘역할 모델’로 삼고 있다는 그는 앞으로 영화, 드라마에 지속적으로 출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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