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수십만원의 참가비를 내고 해외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직장인 김모(25)씨는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가는 것에 비하면 그나마 비용이 덜 들었고 이력서에 있는 해외체류와 봉사활동 경력란을 채우려면 이렇게라도 해야 했다"며 "체류비까지 100만원이 넘는 돈을 들여 봉사활동을 했다니 한심하게 보이는 것은 알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는 해외봉사활동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찮다는 점이다. 실제로 필리핀과 캄보디아ㆍ인도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한 프로그램의 경우 체제비만 100만여원을 받는다. 필리핀 6일 프로그램은 참가비 95만원, 캄보디아 7일 프로그램은 99만원, 인도 11일 프로그램은 148만원의 참가비를 요구한다. 그나마 아시아 프로그램은 저렴한 편이다. 멕시코 7일 프로그램은 160만원, 영국 6개월 프로그램은 300만원, 아프리카 6개월 프로그램은 580만원에 달한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의 비용은 더 비싸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한 프로그램의 경우 2주 과정이 210만~370만원이나 된다. 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다른 프로그램들의 경우 베트남 10일 과정이 185만원, 중국 9일 과정이 127만원에 달하기도 한다.
해외 프로그램을 하려면 행사 참가비 외에 또 부담해야 할 비용이 있다. 수십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비행기표와 유류세다. 여권과 비자 발급비도 참가자에게 전가하기 일쑤다. 게다가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여행자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아 자비로 보험료를 지불해야 한다.
물론 해외 봉사활동 가운데는 기업체들이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있기는 하지만 경쟁률이 너무 높아 참가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이 대학생들의 이야기다.
학생들이 자기 돈을 내고서도 해외 봉사활동을 하려는 것은 입시나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일환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박종효 건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입학사정관제나 수시전형에서 비교과 평가를 어떻게 하는지 객관적으로 보여주지 못하다 보니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이런 스펙이 유리할 것이라고 오해한 측면이 있다"며 "대학생들도 외국 경험을 선호하는 기업에 어필하고 싶어 일시적으로 많은 돈을 들여 다녀오는데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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