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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류, 이젠 작품성으로 승부해야
입력2006-03-17 16:32:53
수정
2006.03.17 16:32:53
지난 13일 저녁 도쿄 남서부 고탄다 전철역 인근에 있는 유포트 극장은 1,400여명의 뮤지컬 팬들로 북적거렸다.
한국의 뮤지컬 톱스타 조승우가 공연하는 ‘지킬 앤 하이드’의 일본 내 첫 공연을 보기 위해 몰려온 이른바 한류 마니아들이다. 이 가운데는 서울에서 조승우의 ‘지킬 앤 하이드’ 뮤지컬을 봤던 팬들도 적지 않다.
영화 ‘클래식’과 ‘말아톤’으로 이미 일본에서도 조승우에 대한 인지도는 꽤나 높다. 일본의 한 유명 잡지는 조승우가 올해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한류 스타가 될 것이라 전망했을 정도다.
조승우의 ‘지킬 앤 하이드’ 초연 성공 덕택에 영화와 대중음악뿐 아니라 뮤지컬과 같은 공연문화에서도 조만간 한류가 요동칠 것이라는 성급한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일본인의 뻣뻣한 문화적 콧대를 고려해보면 한류가 뮤지컬 같은 공연문화의 문턱을 넘기는 그리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지킬 앤 하이드’의 일본 초연 성공은 조승우라는 스타 상품에 기댄 흔적이 역력하고 그 바탕에는 욘사마로 대표되는 한류 붐이 자리 잡고 있다. 스타의 힘에 의존한 단기간의 성공만으로 한국의 상품이 일본 등 아시아 공연시장을 움켜쥘 수 있을 거라고 단정 짓는다면 지나치게 섣부른 판단이다.
스타에만 의존한 한류의 위기 징조는 최근 들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겨울연가’ ‘대장금’ 성공 이후 뚜렷한 후속 상품이 없어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한류 열기가 식고 있고 반한류 감정이 거세지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스타 한명이 갖는 위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스타가 더욱 부상하기 위해서는 스타를 뒷받침하는 조직과 상품 자체의 완성도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
일본을 두 차례나 누르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우리 야구팀의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성적도 따지고 보면 스타 뒤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한 선수들의 단합된 조직력 덕택이었다. 한두명의 스타에 의존한 단기적인 성공을 넘어 이제는 탄탄한 조직력과 작품성으로 승부하는 한류 상품이 더 많이 쏟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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