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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삼성에 SOS

용산개발 민간 출자사에 1조4,000억 증자 요구<br>자본금 5조로 증액 협약서 변경안 내일 이사회 제출

코레일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정상화를 위한 조치로 민간 출자사에 1조4,000억원 규모의 증자(曾資)를 요구했다. 사실상 유일하게 추가 자금지원 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계열사에 도움을 요청한 제안이라는 평가다.

코레일은 28일 열릴 드림허브PFV 이사회에 자본금을 5조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득권 포기 등 사업협약서 변경'안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코레일은 이를 위해 현재 1조원으로 정해져 있는 수권자본금 규모를 5조원으로 증액하고 우선 드림허브로부터 받을 토지매각 미수금 5조3,000억원 중 2조6,000억원을 자본금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대신 민간 출자사에는 1조4,000억원 출자를 요구할 계획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1조4,000억원 증자에 참여한 민간 출자사에 개발사업권을 맡기고 코레일은 자금관리 등 사업관리만 수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우선 민간 출자사들이 증자에 동의를 하고 증자에 참여할 출자사가 나선다면 새로운 사업협약서를 맺고 랜드마크 빌딩인 '트리플원' 2차 계약금(4,161억원)을 긴급 수혈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코레일이 지난 2010년 주간사 지위를 박탈당한 삼성물산을 염두에 둔 제안이라는 분석이다. 드림허브의 지분 6.4%를 보유한 삼성물산은 1조2,000억원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 시공권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도 어려운 출자사들에 1조4,000억원 증자를 요구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며 "결국 삼성물산과 삼성SDS 등 삼성그룹 계열사에 구원요청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다시 사업에 참여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미 사업성 문제로 코레일과 심한 갈등을 겪었던데다 코레일의 제안대로라면 공기업인 코레일이 드림허브의 지분을 50% 넘게 보유하게 돼 드림허브가 코레일 계열사로 편입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제안은 민간 출자사 전원에 해당되는 내용으로 이사회에서 증자안이 통과되고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며 "그 이후 출자사들 간 협의를 진행한 뒤 증자에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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