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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은행 '규제의 역설'

건전성 높아져 금융위기 이후 빛 발해<br>국내외 자산 인수·영업망 확대 활발


전통적으로 까다로운 자본규제를 받는 캐나다 은행들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대형은행들이 재정위기에 따른 실적둔화에다 각국 정부의 자본확충 요구로 고전하는 사이 우수한 건전성을 바탕으로 국내외 자산인수, 영업망 확대 등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역설적으로 자본규제의 덕을 보고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통신 자매지인 '블룸버그마켓 매거진'은 다른 나라의 경쟁 은행들이 바젤Ⅲ 기준을 맞추기 위해 구조조정 등으로 주춤하는 사이 캐나다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자산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마켓 매거진에 따르면 캐나다의 6개 대형은행들은 2008년 이후 국내외에서 378억달러를 들여 100여개의 자산을 인수했다.

캐나다왕립은행(RBC)은 올 4월 RBC덱시아인베스터서비스의 지분 50%를 인수했다. 캐나다에서 네번째로 큰 몬트리올은행(BMO)도 지난해 41억9,000만달러에 미 위스콘신주의 마셜앤드일슬리코프를 사들여 미국 내 영업망을 확대했다. 캐나다 은행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토론토도미니언(TD) 은행도 2008년 71억달러를 들여 미 뉴저지주의 중견은행인 커머스방코프를 인수했다. TD은행은 이를 통해 미국 지점을 1,284개로 늘렸다.

이 같은 약진은 다소 모순되지만 캐나다 정부가 그동안 자국 은행들에 엄격한 규제를 적용해온 것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캐나다 연방금융감독원(OSFI)은 이미 1999년부터 자기자본 비율을 10% 수준으로 유지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금융위기 이후 국제결제은행(BIS)이 새롭게 마련한 기준인 바젤Ⅲ는 은행들이 오는 2019년까지 자기자본 비율을 7%로 맞추는 데 머물러 있다. 캐나다가 13년 전에 마련한 규제안의 강도가 새로 마련된 국제기준보다 더 센 셈이다.

실제 자산가치 1,000억달러 이상 대형은행 78개를 대상으로 한 자본건전성 평가에서 캐나다는 4개 은행을 10위권에 포진시켜 싱가포르(3개)를 따돌렸다. 캐나다는 3위를 차지한 캐나다임페리얼상업은행(CIBC)을 포함해 토론토도미니언은행(4위), 캐나다중앙은행(5위), 캐나다왕립은행(6위)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느슨한 자본규제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미국 은행들은 JP모건(13위)과 PNC(17위), BB&T(20위) 등 단 3개만 20위권에 등재됐다. 재정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유럽도 단 4개 은행들만이 20위권에 포함됐다.

TD은행의 에드 클라크 최고경영자(CEO)는 "보수적인 자본규제를 시행하는 캐나다에 상대적으로 이점이 있다"며 "최근의 상황은 우리에게 일생에 한번 있을 만한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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