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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창업과 바다거북의 꿈-신경철 코스닥협회장


커다란 덩치의 바다거북은 해마다 산란 때가 되면 해안으로 올라와서 모래를 파고 많게는 200개의 알을 낳는다. 이 알 중에서 부화해 새끼거북이가 되는 비율은 채 절반이 안 된다. 그리고 부화에 성공한 새끼거북들이 바다로 돌아가 성장할 확률은 더욱 낮다. 그저 자연의 섭리일 수도 있지만 최근 우리 경제의 현실에 대한 고민이 겹쳐져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기업 생태계도 거북의 생태계처럼 많은 기업들이 해마다 생겨나고 또 그만큼의 기업들이 사라져 가기도 한다. 알을 깨고 나온 이른바 창업에 성공한 기업이라고 해도 천적보다 무서운 경쟁을 뚫고 중소·중견·대기업으로 성장해나가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에는 이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해안가 모래에서 부화해 대양을 헤엄쳐가는 바다거북처럼 창업에 성공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당당히 성장시킨 최고경영자(CEO)들이 있다.

대학 내내 타임지를 읽고 토론하는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세계를 무대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된 ㈜시공테크(020710)의 박기석 회장. 그는 앞날이 보장된 언론인의 길을 마다하고 상사맨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중동의 모래바람을 이겨내며 열심히 일하던 중 회사가 부도나는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절대 꿈을 놓지 않았다. 이후 전시사업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숱한 도전과 좌절 끝에 국내외 전시문화산업의 큰 획을 긋고 대한민국의 문화수준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회사를 키워냈다.



㈜아모텍(052710)의 김병규 회장은 열아홉살에 창업한 빌 게이츠처럼 고교 시절부터 창업을 꿈꿨다. 창업에 성공한 후에는 믿었던 직원이 당시 주력하고 있던 중계기 사업의 원천기술을 훔치고 핵심직원을 빼가는 바람에 모든 것을 잃을 뻔한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칩 바리스터 개발에 온 힘을 쏟은 결과 점차 회사는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했고 지금은 ㈜아모텍을 세계에서 손꼽히는 글로벌 부품소재기업으로 키워냈다. ㈜태웅(044490)의 허용도 회장은 안정된 교사의 직을 내려놓고 작은 단조회사에 취직했다. 단조라는 고되고 험난한 일을 연금술사와 같다며 열심히 일했지만 입사 7년째에 회사가 문을 닫고 말았다. 하지만 단조에 대한 열정으로 허 회장은 창업을 결심했고 도전과 실패라는 숱한 담금질 끝에 오늘날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단조회사를 만들어 냈다.

앞으로도 이런 기업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청년들이 새롭고 풍부한 아이디어를 갖고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요즘 청년창업이 어느 때보다도 힘들다고 한다.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운 탓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도전에는 실패와 좌절이 따르게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다. 도전과정에서 실패가 있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기회를 줘야 청년들이 마음 놓고 창업에 도전하게 될 것이다. 이런 시스템을 잘 갖출 때 비로소 제2의 ㈜시공테크·㈜아모텍·㈜태웅과 같은 기업들이 계속 생겨날 것이다. 대한민국 경제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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