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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늙어가는 중기, 젊은 해법

우리 경제의 뿌리인 중소기업들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본지 5일자 보도에 따르면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평균 연령은 50.6세이며 60세 이상 CEO의 비중도 지난 1993년 10.68%에서 2010년 15.5%로 높아졌다. 반면 젊은 벤처 CEO 비중은 2006년 22.9%에서 지난해 17.6%로 떨어지는 등 기업생태계마저 급속한 조로현상이 오고 있다. 1970~1980년대 산업화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창업 1세대의 은퇴시점이 눈앞에 닥쳐오고 있지만 가업승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다 제조업 위주의 혁신형 창업마저 갈수록 위축되다 보니 빚어진 사태다.

창업세대가 고령화하면 아무래도 사업확장이나 신성장사업에 의욕적으로 나서기보다 현실에 안주하는 보수화 경향이 뚜렷해지기 마련이다. 산업현장에서는 이미 당대에 사업을 접겠다는 자포자기 분위기마저 확산되고 있다고 하니 소중한 기술력과 경영 노하우 사장에 따른 국가경제적 손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현상은 무엇보다 과도한 세금부담으로 가업승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탓이 크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자녀나 친족에게 기업을 넘겨주고 싶어도 갖가지 명목의 세금을 내고 나면 경영권 유지는 물론 지속성장을 위한 연구개발이나 설비투자는 꿈도 꾸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그나마 지난해 말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 개정되기는 했지만 국회 심의과정에서 당초 정부안보다 대폭 후퇴한데다 까다로운 부대조건이 붙어 중소기업 부담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상속재산 범위를 사업용 자산으로 축소시키고 신사업 진출 등에 엄격한 규제를 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



경제대국 독일은 가업승계 이후 7년간 종업원의 연평균 임금을 유지하기만 하면 상속세 전액면제 등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중소기업들이 수출 등 국민경제에 효자 노릇을 하는 장수기업의 천국이 되었다. 우리도 가업승계를 제2의 창업으로 간주하는 한편 상속 및 증여세율을 파격적으로 낮추고 고용상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등 보다 과감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는 가업승계가 부의 대물림이라는 부정적 시각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의 원활한 세대교체야말로 일자리 창출의 지름길이라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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