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몸 따로 마음 따로란 말도 있다. 사람에게는 머리, 가슴, 그리고 손발이 있다. 생각이 있고 감정이 있고 행동이 있다. 행동이 없는 생각과 감정은 공허하다.
중소기업에 인재들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전통시장에 소비자가 오지 않는다고 야단이다. 중소기업 인식개선 캠페인도 하고 전통시장 활성화 캠페인도 벌인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앞으로 자라나는 청소년의 중소기업ㆍ전통시장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상황이 좋아지지 않으리라는 전망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불편을 싫어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중소기업을 한번도 가보지 않은 대학생과 전통시장을 한번도 방문해보지 않은 아들딸에게 중소기업이 희망이다. 전통시장에는 흥과 정, 낭만이 있다고 아무리 말해 봐야 메아리일 뿐이다. 혹시 가슴으로 공감하더라도 몸이 따라주지 않고 마음이 불편하면 발길이 가지 않는 법이다.
올 초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취임 이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가 '스마일 스토리知(smilestory.or.kr)'사업이다. 중소기업 중 비전ㆍ기술ㆍ글로벌역량ㆍ복지 등 여러 면에서 유망한 곳을 발굴해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소개하고 취업을 알선해주는 사업이다. 대학생 기자단이 직접 기업을 취재해 그들의 눈높이에서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503개 기업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만들어져 200여명이 취업하는 성과도 거뒀다. 적어도 80여명의 취재 기자단은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 확실히 바뀌었다고 한다.
이에 덧붙여 보다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어릴 적부터 중소기업에 대한 생각, 인식을 바꿔주고 이를 체험하게 하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초중고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역할과 중요성을 가르치고 지역 중소기업 방문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동네 중소기업을 견학하고 체험 학습하면서 애정이 저절로 싹트게 해야 한다.
대학도 좀 더 노력해줬으면 한다. 과별 특성에 따라 과제물로 지역 중소기업의 경영ㆍ기술상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도록 하자. 학생들은 과제 수행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현실을 이해하게 되고 기업들은 과제 보고서를 통해 문제 해결의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우수 학생을 기업의 미래 핵심인재로 스카우트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진정한 산학협력은 이런 데에서 나온다.
우수 중소기업이 많이 나오고 여기에 많은 인력들이 가게 되면 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중소기업 인력난의 해결 인프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새해부터라도 보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중소기업 인력 대책을 시행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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