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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수익성 회복에 총력… 인력구조 효율적으로 개편
중기 대출·자산관리 공략
신한 "1등 자리 계속 유지"… 은행·증권 복합지점 늘려
리테일·PB부문 대폭 강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KB의 잃어버린 장사꾼 기질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런 윤 회장에게 최근 KB의 실적은 뼈 아프다. 국내 최대 점포망을 보유했음에도 은행 수익이 신한의 70% 수준에 머물고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윤 회장은 이에 따라 KB에 강도 높은 정신적 재무장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기업금융 부분 강화를 통해 소매 영업에 편중된 KB의 수익기반을 다각화할 방침이다.
관심은 점잖게 지켜만 보던 신한금융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과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KB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1등하는 것은 계속 1등을 해야 한다"며 직원들이 긴장감을 높여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KB의 주력 분야인 소매(리테일) 부문과 프라이빗뱅킹(PB) 부문의 영업력 강화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리딩뱅크' 자리를 둘러싸고 내년에 신한과 KB가 제대로 맞붙을 것임을 보여준다.
◇KB 인력구조 개편 등 강수 통해 수익성 회복=KB와 신한의 차이가 급속히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1년 이후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순이익 규모는 2011년 신한이 2조49억원으로 1조9,490억원의 국민과 500억원 차이에 불과했으나 올 3·4분기 현재 신한이 1조2,639억원으로 국민을 3,600억원이나 앞서 있다. 총자산 규모는 여전히 국민이 높지만 신한이 많이 뒤쫓아왔다. 2011년 국민은 259조원의 총자산을 보유, 신한에 비해 30조원 이상 많았다. 하지만 올 3·4분기 현재 국민의 자산은 269조원으로 신한과 17조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윤 회장은 이에 따라 채널 효율화를 통해 인력 운용 방식을 바꿔나갈 계획이다.
국민은 타 은행보다 지점 수가 1.2배 정도 많은데다 40대 이상 직원 비중이 높은 '도자기형' 인력구조다. 이 때문에 구조조정을 포함한 다양한 인력구조 개편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또 상대적으로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강한 중소기업 대출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신한이 강점이 있는 자산관리(WM) 분야도 주요 공략 대상이며 해외 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는 기업투자금융(CIB)을 적극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카드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윤 회장은 KB가 신한을 다시 추월하기 위해서는 카드업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KB카드는 정보유출 등의 파문으로 신한카드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장점인 체크카드에서도 다른 전업계 카드사에 추격당하고 있다. KB 관계자는 "은행을 비롯한 계열사들을 연계해 카드와 보험·증권 등의 판매를 상호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 리테일과 PB 대폭 강화…KB 추격 막는다=수년째 1등 자리를 유지 중인 신한은 KB의 이런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관리의 신한'에서 드러나듯, 외견상 신한의 내년 사업 방향은 리스크 관리에 방점이 찍혀 있다. 공격하는 KB에 수비로 맞서는 형국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어느 때보다 강한 영업력을 강조하고 있다. 신한은 특히 KB가 기존에 강점을 가지던 리테일 부문과 PB 부문에서는 확실히 경계하는 모습이다. 신한은행 측은 국민은행보다 지점 수가 200개가량 적은 만큼 스마트금융 도입과 같은 채널 효율화 전략으로 이를 극복할 방침이다. PB 사업부의 경우 은행과 증권사의 복합 지점인 PWM 지점을 현행 25개에서 3~4개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신한은 여기에 빅데이터 부분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확보한 카드업을 통해 KB와의 격차를 더 늘려갈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서 행장이 연임할 경우 영업력에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다"며 "지주 중심으로 계열사 시너지를 극대화할 추가 전략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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