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PC업체인 에이서가 미국의 게이트웨이를 인수, 세계 3위의 PC 업체로 도약하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이서가 미국의 게이트웨이를 7억 1,000만달러, 주당 1.90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 24일 종가에 57%의 프리미엄이 더해진 수준으로 이번 인수 소식으로 게이트웨이의 주가는 지난 27일 61센트 오른 1.82달러를 기록했다. 양사의 이사회는 모두 만장일치로 이번 협상을 승인했으며 필요한 모든 절차는 오는 12월 이전 마무리 될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서는 이번 M&A로 중국의 레노보를 제치고 미국의 델과 HP에 이어 업계 3위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에이서와 게이트웨이의 올해 2ㆍ4분기 미국 시장 점유율 합계는 10.8%로 HP(23.6%)와 델(28.4%)의 절반에 못 미친다. 이와 관련, J.T.왕 에이서 회장은 “PC 업계에서 규모의 경제가 지금처럼 중요했던 적은 없었다”며 “게이트웨이 인수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규모를 확보하게 됐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이번 M&A는 에이서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 왔던 레노보에게 큰 충격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레노보는 특히 유럽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네덜란드의 패커드 벨 인수를 추진 중이지만 게이트웨이가 패커드 벨의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어 이조차 불가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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