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양산시에 따르면 양산시 어곡동 경남외국어고 뒷산 100만여㎡에 18홀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 건설이 추진되면서 경남외고 학생회를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 골프장은 아시아드티엔디가 2012년부터 추진해 온 것이다.
경남외고 학생들은 "골프장 건설 예정지가 700여 명의 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는 경남외고 경계와 50여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공사 소음과 분진 발생으로 학습권 침해가 불가피하다"며 골프장 허가 취소를 요구했다. 이들은 또 "골프장 건설 공사 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자연재해에 대한 두려움은 24시간 학교·기숙생활에 매우 치명적일 수 있는 데다, 경사도가 심해 언제든지 학교를 덮칠 수 있는 붕괴 위험도 안고 있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또 "골프공으로 인한 안전사고와 제초제 사용에 따른 지하수 오염 대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남외고는 1987년 특목고로 설립돼 학생 750여명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며 지하수와 계곡에서 흘러 내려오는 자연수로 식수와 목욕수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남외고 학생 22명이 양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뒷산에 골프장 건설을 절대로 반대한다"며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어곡동 산 283 일대는 자연녹지와 보존녹지였지만, 2011년2월 양산시가 골프장 건설이 가능한 체육시설로 도시계획을 변경했다. 하지만 경남도는 양산시의 결정이 일방적으로 진행됐고, 학교와 인접해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에 대해 우려가 있어 보완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양산시에 학교와 주민들의 의견 청취는 물론 입안내용에 대해 재공람을 거치도록 했다. 이에 양산시는 주민 설명회를 갖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양산시 관계자는 "주민설명회 및 열람공고 기간 제출된 의견들을 면밀히 검토한 뒤 골프장 사업 시행자에게 반영토록 해 학습권 침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생들은 골프장 허가 자체를 취소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어 양측간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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