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론/4월 17일] 첨단연구장비 확보 나서야

박준택(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원장)

현대 과학기술이 날로 첨단화되고 대형화되면서 첨단연구장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혁신적 성과물 창출에 연구장비의 기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험과 관찰연구는 연구 인프라의 질과 연구자가 접근 가능한 연구장비에 의존하며 현대의 연구장비들은 실험과 관찰에 더 많은 적용범위와 정확성 및 정밀성을 제공하고 있다. 질병진단·신약개발 등에 기여
미국 국립과학재단은 노벨과학상 수상연구의 81%와 피인용도 상위 500개 논문의 76%가 첨단연구시설ㆍ장비를 통해 얻은 성과라고 보고한 바 있고 이웃 일본은 지난 2005년부터 6년간 584억엔을 첨단장비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세계 각국은 과학기술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점점 더 많은 예산을 첨단연구장비를 확보하는데 투자하고 있다. 이처럼 오늘날 과학기술의 경쟁은 첨단연구장비의 경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우리나라 국가 과학기술 발전의 기반이 되는 기초과학 진흥을 위해 첨단연구장비 설치ㆍ운영 및 첨단연구장비 개발을 수행함으로써 세계적인 연구지원 능력을 보유한 ‘국가적 연구장비 중심기관’ 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우리 연구원이 운영 중인 첨단연구장비 중에는 첨단의료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장비들이 다수 있다. 우리 몸속의 각종 질병 조직을 원통형 자석으로 된 자기공명촬영장치(MRI)로 관찰할 수 있고 자석을 이용한 핵자기공명장치(NMR)는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MRI는 주로 질환모델 동물을 관찰하는데 쓰이고 있는데 현재 아산병원과 함께 고형암과 골다공증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 연구 중이며 앞으로 치매나 뇌졸중에 효과가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질환 모니터링 기술은 비파괴적인 실험으로, 전임상 단계의 신약 물질의 약효검증을 위한 고급 영상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다. 질환 단백질의 3차원 구조는 약물이 작용하는 표적에 대한 입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여 새로운 약물 발굴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 NMR을 이용한 약물의 분석자료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위한 인증자료로 활용된다. 또한 1.3 MV급의 초고전압 투과전자현미경(HVEM)은 최고해상도의 원자 분해능력 및 고투과력을 바탕으로 시료의 3차 구조 분석이 가능한 전자 토모그래피 기능을 장착하여 무기 재료는 물론 생체 시료의 3차원 구조 분석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 또한 세포의 미세구조와 함께 단백질의 세포 내 분포 확인이 가능하여 구조 기반의 생체 물질에 대한 기능 연구가 가능하다. 이와 같이 전자현미경은 세포로부터 원자 수준까지 구조 분석 영역이 넓고 무기 및 생체 물질의 화학 성분 및 결정 구조를 역동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 질병 진단 및 치료, 신약 개발 등에 기여할 수 있는 나노-바이오 융합 이미징 연구 기법 개발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아울러 세계 최고 성능의 질량분석기(FT-ICR)는 단백질 질량을 정확히 측정하여 암을 비롯한 인간의 질병과 특정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바이어마커)을 기존 장비보다 100배 이상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단백질 분석에 관한 한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장비 면에서 뒤지지 않으며 앞으로 우리나라는 인간단백질 지도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질환 단백질 연구와 같은 기초 연구를 통해 암뿐만 아니라 천식과 아토피 같은 면역성 질환, 당뇨나 비만 같은 대사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것도 기초(연)의 첨단연구장비를 통해서 가능하다.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우수한 기초 연구 성과를 임상단계 제품으로 연계시키기 위한 응용과 개발연구 중심의 단지이다. 신약개발이나 첨단의료기기의 설계-시제품제작-성능평가에 있어 우리 연구원의 첨단기기와 대형연구시설이 많이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대덕연구개발특구 내에 위치한 연구소와 대학이 보유한 연구인프라와 그곳에서 창출되는 연구성과가 첨단의료산업 발전의 초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지로
뿌리 깊은 나무가 훌륭한 꽃과 열매를 맺는 법이다. 화사하게 피어나는 봄꽃들의 향연 속에서 과학기술을 비롯한 첨단의료산업의 발전은 결국 한 국가가 보유한 연구장비와 같은 뿌리에 의해서 좌우될 것으로 생각한다. 첨단인프라와 다양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