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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명박ㆍ손학규 그리고 안철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우여곡절 끝에 국회에서 80분여간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설득했으나 실패했다. "일자리가 생긴다. 나를 믿어달라. 일단 비준하고 발효 후 3개월 내 (핵심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의 재협상을 미국에 요구하겠다"는 대통령의 말에 손 대표는 "착잡하고 안타깝다. 강행처리를 위한 수순 밟기 의혹이 있다. (10ㆍ31 여야정 가합의 내용인 만큼) ISD 폐기 후 비준하자"고 냉랭하게 응수했다. 한 쪽은 야권통합을 의식해 진보세력의 눈치를 보느라, 다른 쪽은 한미 FTA의 득만 강조하느라 서로 윈윈(Win-Win)할 마음의 자세가 돼 있지 않은 것이다. 두 사람은 지난 6월 3년 만의 여야 영수회담에서도 신뢰 없이 만나 "알맹이가 별로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올 초 사석에서 기자에게 "1999년에 미국 워싱턴에 대통령과 나는 선거법 위반으로, 손 대표는 경기지사에 떨어져 체류했다"며 "셋이 같이 보자고 여러 번 얘기해도 둘은 서로'안 본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껄끄러웠던 두 사람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전에서 손 대표는 탈당하고 이 대통령은 그의 빈자리까지 파고들며 대권을 거머쥐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여야의 무한대결에다 지도자 간 사감까지 겹치며 정치권이 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16일에도 분란은 커져 당청은 "진인사대천명으로 국회법 따라야"라며 오는 24일 강행처리를 예고했고 손 대표는 온건파의 '한미 간 ISD 재협의 준비에 돌입해 발효 후 즉시 재협상'이라는 중재안도 내쳤다. 단계적 관세철폐는 물론 각종 서비스 분야와 농축산업ㆍ중소상공인ㆍ공공정책 등에 큰 영향을 미칠 한미 FTA가 정쟁거리로 변질돼 정치불신 심화는 물론 또다시 국회 폭력사태가 발생될까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소통ㆍ공감ㆍ배려의 리더십에다 조용히 노블레스 오블리주(보유주식 절반기부)를 선보여 정치권을 송두리째 흔들어놓고 있다. 이러다 안 원장이 복잡다단한 국정과 정치에 관한 체계적 훈련도 없이 덜컥 대권으로 이어질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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