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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영화 돌풍 숨은 공신… GV 더 화려해졌다

소설가·가수·패션 디자이너 등 게스트 범위 다방면으로 확대

GV만 찾는 마니아층도 생겨나

소설가 은희경(오른쪽)이 지난 23일 서울 합정동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와즈다의 GV에 참석해 최광희 영화 평론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호호호비치

'다양성 영화, 어렵지 않아요.' 국내 영화시장에서 다양성 영화 열풍이 불고 이는 가운데 이들 작품을 설명하고 토론하는 'GV(Guest Visit·관객과의 대화)' 행사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게스트의 범위가 소설가, 화가, 디자이너로 확대되면서 관객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개봉한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은 개봉 6일 만에 10만 관객을 돌파한 뒤 이달 28일까지 누적관객 77만1,194명을 기록했다. 한국영화 '한공주'도 대작들 틈에서 22만4,414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소리 없이 강한 저력을 과시했고 영화 '그녀'(Her)도 29만434명을 기록하고 있다. 다양성 영화는 대규모 배급사를 낀 상업영화와 달리 예술 영화나 독립 영화 등 소규모 저예산 영화를 통칭한다. 개봉 규모가 작기 때문에 다양성 영화의 10만 관객 돌파는 상업 영화의 1,000만 관객에 버금가는 대박을 의미한다.

다양성 영화 돌풍 속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바로 'GV'다. GV는 작품 상영 전후 배우나 감독, 영화 전문가들이 나와 관객과 작품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홍보 행사다. 고아라 씨네큐브 홍보담당자는 "다양성 영화는 일반 상업영화에 비해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렵고 장면 속에 숨은 의미도 많은 편"이라며 "영화에 대한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많은 다양성 영화들이 GV행사를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야말로 영화 한 편을 두고 관객과 전문가들이 뜯고 씹고 맛보고 즐기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무비꼴라쥬, 씨네큐브 등 다양성 영화 극장과 관객층이 확대되고 예술 영화 시장의 파이가 커지면서 다양성 영화를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GV행사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도 GV 행사는 영화 홍보차 여러 번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게스트의 범위가 소설가, 가수, 화가, 패션 디자이너 등 다방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화려한 영상미로 주목받은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의 경우 대중에게 친숙한 디자이너 스티브J&요니P, 김성일 스타일리스트가 영화 속 의상과 소품, 디자인에 대해 말하는 GV에 참여했고, 여성의 자전거 타기가 금지된 나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0살 소녀가 벌이는 유쾌한 반란을 그린 영화 '와즈다'는 '베일 속의 여성 그리고 이슬람'의 저자인 오은경 동덕여대 교수와 인기 소설가 은희경, 아나운서 문지애가 게스트로 나섰다. 인디 가수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인사이드 르윈'은 인디밴드 언니네 이발관을 초청한 바 있다. 예술 영화는 어렵다는 대중 인식을 깨기 위해 대중적인 셀럽이 나와 영화와 관객 사이의 접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전문적인 해석을 원하는 관객을 겨냥한 영화평론가의 토크 행사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의 주요 장면을 분석하는 의미를 알아보는 자리를 통해 심오한 예술 영화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다. 현재 CJ CGV에서 매달 진행하는 '무비꼴라쥬 라이브 톡'이 대표적이다. 이동진 영화 평론가 선정한 영화를 분석하고 10개 상영관에서 생중계하는 라이브 톡은 매번 방청 티켓이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 홍보사 호호호비치의 이나리 팀장은 "최근 GV 행사가 다양해지면서 이런 행사만 다니는 마니아층도 형성되고 있다"며 "제작비와 홍보비가 제한적인 다양성 영화 입장에서 GV 행사를 통한 홍보는 비용 대비 입소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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