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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회복 기대감으로 아파트 분양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수요자를 잡기 위한 건설사들의 분양 마케팅도 진화하고 있다. 경품 행사에서 아파트와 고급 외제 승용차가 등장하는 것은 물론 계약자 혹은 상담자에게만 제공되는 경품을 모델하우스 방문객 전원으로 확대하는 등 공격적 판촉에 나서는 분위기다. 특히 이 같은 경품 외에 세무·재테크 특강, 명사(名士)와의 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는 등 청약률을 높이기 위한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25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가을 아파트 분양이 봇물을 이루면서 건설사들이 다른 아파트와 차별화된 판촉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분양업체의 한 관계자는 "마케팅 활동 강화와 분양 성적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는 목적에서 최근 판촉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신규 조합원을 모집하는 '서산테크노밸리' 지역주택조합은 계약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아파트 1채를 경품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분양가가 3.3㎡당 500만원 중반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1억7,000만원가량이 경품이 나온 셈이다. 이와 함께 조합 측은 고급 외제 승용차와 명품 가방, 자전거 등을 함께 경품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또 롯데건설이 분양하는 '기흥역 롯데캐슬 레이시티'는 계약자들을 대상으로 승용차와 동남아 여행권, 태블릿PC, 최신형 로봇청소기를 경품으로 제공하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사은 행사에서나 볼 수 있던 쿠폰북도 경품으로 내놓았다.
전통적인 경품 행사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다양한 문화행사와 재테크 특강을 제공하는 건설사도 늘고 있다. 부산시 금정구 장전3구역 재건축 아파트인 '부산 래미안 장전'을 분양 중인 삼성물산은 김창옥 휴먼컴퍼니 대표와 가수 원미연씨, 아나운서 김민희씨와 함께 '괜찮아 잘해왔어 지금부터야'라는 주제로 래미안 토크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단순한 경품 제공에 머물지 않고 각 단지마다 잠재 고객의 필요에 맞는 차별화된 타깃 마케팅을 기획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분양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개선되는 상황에서 이처럼 건설사들이 분양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은 오히려 분양 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말까지 10만가구 이상 쏟아져 나오는 분양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는 기존과는 다른 판촉 활동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중견 건설사인 A사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이 많아지면서 우선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아이템이 필요하다"며 "대형 건설사들이야 기본적인 브랜드 인지도가 있어 덜하겠지만 중견 건설사는 튀지 않고는 주목을 받을 수 없다는 절박함에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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