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10시40분께 시 주석이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 대강당에 들어서자 500여명의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날 강연에서 시 주석은 청년들에게 패기와 꿈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젊은이가 새로워지면 나라가 새로워지고 젊은이가 발전하면 나라가 발전한다는 말이 있다"며 "한중 양국의 청년은 한중 양국의 미래이자 아시아의 미래"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청춘 시절을 잘 보내야 인생이 더욱더 화려해질 것"이라며 "한중 양국의 우의를 계승하는 젊은이들이 한중 양국의 교류사업에 더 많이 참여하기를 바란다"는 시 주석의 조언에 고개를 끄덕였다. 시 주석은 "(이를 위해) 중국을 소개하는 책과 영상자료 1만여권을 서울대에 기증하겠다"며 "서울대 학생 100명도 내년 중국의 중국어 여름캠프에 초청하겠다"고 발표해 학생들로부터 환호를 받기도 했다.
역대 중국 국가주석 최초로 대중연설을 시행한 시 주석은 약 35분간의 강연에서 무려 26차례의 박수를 받았다. 학생들은 시 주석이 평화와 협력, 배움의 자세를 강조하거나 한중관계 확대를 언급할 때마다 힘찬 박수를 보냈다. 특히 강연 시작 한국어로 "안녕하십니까"라고 말해 강연의 분위기를 띄운 시 주석은 강연의 마무리도 "감사합니다"라는 한국어로 끝내 더 큰 호응을 받았다. 이 밖에도 한중 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언급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강연을 마친 시 주석은 방명록에 서울대 로고 내의 글씨인 '진리는 나의 빛'을 표현한 '探索眞理 追求光明(탐색진리 추구광명·진리를 탐구하고 광명을 추구하라)'이라는 문구를 남겼다. 강연 이후에는 오연천 서울대 총장으로부터 김병종 서울대 동양화과 교수가 서울대의 겨울 풍경을 그린 작품인 '서울대 정문'을 선물 받았다. 오 총장은 붉고 푸른 소나무의 절개와 기상처럼 한중 양국의 우의도 더욱 깊어지기를 기원하는 의미라고 밝혔다.
시 주석의 강연을 들은 학생들은 하나같이 상기돼 있었다. 서울대 중문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정민(20)씨는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좋아해서 중문과에 진학했는데 실제로 이렇게 시진핑 주석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며 "신기하고 영광스럽기만 하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김씨는 "주변국의 우려와 달리 평화 발전을 추구하겠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며 "다른 사람들처럼 약간은 중국에 대해 우려했던 것이 사실인데 뭔가 안심이 됐다"며 미소 지었다. 시 주석의 겸손함에 감명 받은 학생도 있었다. 서울대 경영학과 4학년인 이지영(22)씨는 "중국은 엄청난 경제발전을 이룬데다 세계에서 두 번째 가는 경제 대국으로 분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더 배우겠다고 하는 자세가 인상 깊었다"며 "또 중국을 선진국이라고 하지 않고 개도국으로 칭하면서 다른 나라들이 배우는 그런 개도국이 되겠다며 겸손한 자세를 보인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도 "한국에서 최초의 대중연설을 한다는 점도 놀라운데 강연에서도 한중관계를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을 보니 중국이 정말 한국을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특강이 열린 대강당은 서울대의 국제협력 프로그램인 '스누 인 베이징(SNU in 베이징)'에 참여한 학생 100여명과 교직원 등으로 가득 찼으며 대강당이 있는 글로벌공학교육센터는 강연 시작 약 3시간 전인 오전8시께부터 취재진과 스태프·참석자들로 일찌감치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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