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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국회 안에서 고민하라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주변에서 요즘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이한구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본격적인 발언 시작 전 이 문장을 말한다. 국회의원의 ‘무노동 무임금’을 이야기하며 지난달 세비를 반납한 것도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일환이었다. 국민의 정치 불신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다.

새누리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는 최근 당의 이런 노력과는 사뭇 다른 것 같다.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이 시작된 후 박 전 위원장이 속한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는 지금까지 지난 12일과 24일ㆍ25일 총 세 번 열렸다. 하지만 박 전 위원장은 회의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다른 일정이 있었다”라고 해명했지만 국회를 제쳐두고 더욱 중히 챙겨야 하는 일정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상임위 활동은 국회의원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다. 특히 유럽 재정 위기가 심화되고 양극화나 가계부채 등 각종 현안 해결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를 관장하는 기재위의 역할은 막중하다. 국회의원으로서, 그리고 유력 대선 주자로서 현안에 대한 대책을 국회 안에서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국회 바깥에선 차기 정권의 주요 국정 과제로 경제 민주화를 내세우면서 이를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현시킬 국회에서의 활동에 소홀한 것은 모순이다.



최근 대선 양자구도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율이 박 전 위원장을 소폭 앞서기 시작했다. 당내에선 이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그 의미를 무시하고 있다.

하지만 안 원장이라는 인물 이전에 봐야 할 것은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 불신이다. 안 원장은 국민의 ‘정치 불신’을 자양분으로 오늘날의 위치까지 오른 것이다. 국회 활동을 소홀히 함으로써 정치 불신을 키운 것이 역설적으로 박 전 위원장의 최대 경쟁자인 안 원장을 탄생시킨 것이다. 때로는 기본에 충실한 것이 가장 중요한 대선 전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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