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다가오면서 자녀의 학년과 수준에 맞는 효율적인 독서 지도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학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수업 진도와 예습·복습 등으로 집중적인 독서가 어렵지만 방학기간에는 효율적이고 장기적인 독서지도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서적을 통해 아이들은 과거의 사건과 인물은 물론 쉽게 가기 힘든 전세계 곳곳을 접하며 각종 간접경험을 쌓을 수 있다.
특히 체계적인 도서 선택과 활발한 독후활동은 진로탐색에도 영향을 미친다. 오는 2016년 진로교육에 중점을 둔 중학교 과정의 '자유학기제'가 전면화됨에 따라 책을 통한 진로교육의 필요성도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독서를 통한 진로교육은 입학사정관제 도입과 맞물린 수험생 선발과정에서도 특장점이 될 수 있어 대학입시에까지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독서를 통한 진로교육 초기에는 편독을 피하고 다양한 영역의 도서를 접하게 이끌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단계에서는 독서를 통해 폭넓은 직업 세계와 인물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흥미와 관심을 찾으면서 진로선택에 필요한 기초정보를 탐색하게 도와야 한다. 인물 중심 서적은 관련 지식을 함양할 수 있는데다 올바른 직업 태도와 가치관 확립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된다. 독서한 내용에 대해 지나치게 확인하기보다는 관심 분야에 대한 자발적인 독서를 격려해 학습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으로 활용하면 더 좋다.
아이의 진로가 어느 정도 정해진 후라면 세부적인 탐색이 가능한 도서를 선택한다. 관심 분야 중 어느 부분을 가장 매력적으로 느끼는지를 추가적인 독서를 통해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학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물리학과 생물학·지구과학·화학 등 관련 분야의 서적으로 범위를 좁혀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중학교 이후 수업 진도와도 어느 정도 연관될 수 있어 아이의 흥미를 배가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아울러 올해부터 전체 중학교의 25%에 해당하는 811개 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사전 도입된다. 하지만 진로체험 학습을 위한 현장 제반여건은 충분히 정착되지 않아 지속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독서교육을 더할 경우 교육효과는 어느 때보다 커질 수 있다.
다음 단계에서는 진로진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미래 계획적인 도서 선택이 필요하다. 물리학자가 되기 원한다면 학교와 전공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하면 관련 분야에 대한 실질적 지식을 쌓는 것은 물론 자신의 진로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 갈 수 있다. 이 같은 과정은 학생부종합전형의 도입 등 대학입시에서 비교과 과정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본인의 진로를 찾아 관련된 독서를 통해 경험을 쌓고 실패와 교훈 등을 더해가는 것은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일관성 있는 활동을 통해 수험생의 자질을 판별하는 현 입시경향과도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흔히 독서과정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독서교육의 핵심은 주변 사람 등과의 상호작용과 연계된 독후활동에 있다. 독후활동은 학습경험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교육관과 사회관 등을 정립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아이가 즐거움을 느끼는 분야와 독후활동을 연계하는 습관을 갖게 하는 것도 좋다.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책의 결말을 함께 그려보고 음악을 좋아한다면 유명한 동요를 선택해 가사를 책의 내용으로 바꿔보는 식이다. 독서 후 고궁·박물관·과학체험관 등 책과 연계된 장소를 방문하는 것도 체험효과를 높여준다.
선택과 집중 과정에서는 전문가들의 추천도서를 활용하는 것도 효율적이다. 현재 한국직업능력개발원·진학정보센터 등 다양한 기관에서는 진로교육에 대한 최신 이슈와 추천서적을 제공하고 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약 5,000여권 이상의 어린이 도서를 E-Book으로 제공하는 한편 영상과 음향이 지원되는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은 250여명의 연구원들이 연간 출판되는 방대한 도서들을 분석해 매년 초 '한우리가 선정한 좋은 책' 목록을 발간한다. 어휘 수준별 책 안내는 물론 책 내용과 직업·학과·적성과의 관계 등을 알려줘 자녀의 독서지도에 참고할 수 있다. 어린이 영어교육기관 서강SLP가 운영하는 'SLP전자도서관'은 미국 5,000여개 초등학교에서 사용하는 온라인 영어독서 프로그램을 도입해 수준별 도서를 추천해준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의 박기현 수석연구원은 "독서교육의 모범사례들을 살펴보면 독서를 통해 학습활동과 진로탐색을 병행하고 독후활동을 꾸준히 지속했음을 알 수 있다"며 "독서 진로교육을 통해 특장점과 성향에 맞는 직업을 탐구하게 된다면 자유학기제와 입학사정관제 등의 대비에도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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