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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남부섬에 튀니지 난민들 몰려 곤혹

이탈리아가 튀니지에서 시작돼 이집트로 번진 북아프리카 민주화 혁명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에 자극 받은 이탈리아 시민들이 성매매 스캔들로 논란을 일으킨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퇴진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바다 건너편 튀니지인들이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 남부 섬에 몰려들면서 이탈리아가 몸살을 앓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12~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주요 도시 10여 곳 이상에서 수만 명의 시민들과 수천 명의 여성단체 회원들이 이탈리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거리시위를 벌였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성매매 스캔들 때문이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난해 미성년자인 모로코 출신 나이트클럽 댄서 카리마 엘 마루그(일명 루비)를 비롯해 여러 명의 미성년자와 총리관저에서 돈을 주고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현재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매춘은 불법이 아니지만, 18세 이하 미성년자와의 성매매는 3년 징역형에 해당하는 범죄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그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미성년 모델들의 증언에 이어 총리 별장에서 열린 난잡한 섹스파티의 사진과 동영상 등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퇴진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튀니지 난민 유입에 더욱 곤혹스럽게 됐다. 이탈리아 본토보다 튀니지에서 더 가까운 지중해의 이탈리아 시칠리아주 람페두사섬은 지난달부터 몰려온 수천 명의 튀니지인들로 북새통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불법 입국자라도 비상사태에서는 인도적 차원에서 받아 들인다고 선언해 정정이 불안한 튀니지인들이 앞다퉈 배를 타고 이탈리아로 건너왔다. 하지만 불과 인구 5,000여명의 람페두사 섬에 최근 3일 동안에만 3,000명에 이르는 난민이 쏟아져 들어오자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어진 이탈리아 정부가 급기야 ‘인도적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불법 입국자를 태운 선박이 해변에 닿지 못하게 봉쇄하는 조치를 포함해 불법 입국자 처리에 관한 ‘비상대책’을 장관들에게 알아서 시행하도록 위임했다. 로베르토 미로니 내무장관은 13일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이탈리아 경찰과 군을 튀니지 현지에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면서 “EU가 전 유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한 대처를 이탈리아에만 맡겨두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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