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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은 중국 개혁개방 총지배인

■ 덩샤오핑 평전

에즈라 보걸 지음, 민음사 펴냄

전임자 화궈펑이 개방 첫 문 열어 덩은 대중 안정적 통치 위해 최선

1970~1980년대 격동 시대 아우른 동아시아 석학 보걸 교수 관점 주목

덩샤오핑이 1978년 10월 신일본제철의 기미쓰 제철소를 둘러보고 있다. 기미쓰 제철소는 중국 최초의 현대 제철소인 바오산철강의 모델이 됐다. /사진제공=민음사

덩샤오핑이 1992년 10월 중국공산당 제14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자신의 공직생활에 작별을 고하고 있다./사진제공=민음사

현대중국을 만든 사람들이라면 여럿 있지만 '현재'를 기준으로 가장 중요한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뎡샤오핑(鄧小平·1904~1997)이다. 그가 이끈 개혁개방의 길을 따라 중국이 현재 순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쩌민이나 후진타오, 시진핑은 '덩샤오핑 키즈'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이들은 아직까지는 덩의 노선을 확고히 추진하고 있다.

개혁개방이 시작되고 이런 현상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덩샤오핑에 대한 수많은 저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덩의 중요성은 당연하다. 중국이 현재 G2에 올랐고 조만간 G1이 된다는 데 그것은 누구 덕분이겠는가.

덩샤오핑에 대한 또 한 권의 책이 나왔다. 이번엔 미국 하버드대 명예교수인 에즈라 보걸(84)이 쓴 '덩샤오핑 평전'이다. 미국에서는 2011년 출간됐고 이번에 원작을 토대로 한국어로 번역됐다.

이 책이 주목을 받는 것은 세계적인 동아시아 석학인 보걸의 50년 중국 연구경험이 응축된 책이기 때문이다. 보걸은 1961년 하버드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중국어와 중국사를 배우면서 중국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고 하는데 첫 작품이 1969년 나온 '공산주의 치하의 광저우(1949~1968)'다. 그 이후 중국 및 중국·미국 관계의 다양한 책을 썼다.

보걸의 중국에 대한 관심의 최종판이 '덩샤오핑 평전'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책은 단순한 덩의 전기가 아니다. 오히려 중국 역사의 거대한 변혁기였던 1970~1980년대를 아우르는 역사서다. 다만 이를 하나의 인물을 중심으로 서술했다. 영어판의 원제목은 그래서 'Deng Xiaoping and The Transformation of China'다

내용 중 특이한 점은 덩샤오핑을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가 아니라 '총지배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이다. 이유는 이렇다. 개혁개방 정책은 덩이 아니라 그의 전임자였던 화궈펑이 시작한 것이다. 덩은 위대한 청사진을 손에 들고 변혁을 주재한 설계사가 아니며 사실 그 시대에는 전반적이고 완벽하게 이미 갖추어진 설계도가 존재하지도 않았다.



저자는 물론 그렇다고 해서 덩의 역사적 역할과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단언한다. "덩샤오핑은 다양한 생각을 정리하고 종합해 자신의 동료와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과 속도로 보여주었다. 보통사람들도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안정적인 통치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의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과학과 기술, 그리고 가장 효율적인 관리방식을 채용해 중국을 최대한 발전시키는 것이었다."

독자 입장에서는 위의 인용에서처럼 보걸의 덩샤오핑에 대한 찬양이 다소 과하다고 느낄 수 있다. 국가를 안정시키고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권력 행사는 정당하다는 기본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성공했으니 덩샤오핑은 위대하다는 주장으로 연결된다.

이는 보걸의 기본 관념 때문이기도 한 것으로 생각된다. 국가의 발전 척도를 주로 경제에 두고 경제성장 여하에 따라 지도자의 공과를 판단하는 수법 말이다. '덩샤오핑 평전' 어디에도 인권에 대한 심각한 논의는 없다. 6·4 천안문사태를 이야기하면서 대만의 2·28사건이나 한국의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비교하며 국가 발전과정에서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아시아인을 바라보는 미국인의 다소 경직된 시각을 찾아낼 수 있다.

이러한 모든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저자는 10여년의 오랜 기간동안 수많은 자료검토와 당사자들의 직접 인터뷰, 현장조사를 거쳤다. 다른 덩샤오핑 관련 서적과는 다른 보걸 만의 독자적인 시각을 비판적으로 읽어내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아닌가 한다. 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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