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이 분당만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어요. 평촌신도시는 집값이 조만간 분당수준을 넘어서 신도시 가운데 가장 뛰어난 주거지로 각광받을 것입니다.” 경기 과천과 이웃하고 있는 평촌신도시 주민들은 최근 집값 급등으로 ‘선도 신도시’를 꿈꾸며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다. 평촌신도시는 올해 들어 전국에서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지난 1분기 국민은행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평촌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7.0% 올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값상승을 주도한 서울 강남구와 분당의 상승률(각 6.9%)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평촌신도시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평당 1,000만원대를 돌파했다. 평촌의 고급 아파트단지로 손꼽히는 범계동 목련마을과 귀인동 꿈마을의 아파트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고 있다. 이곳의 일부 대형 평형 아파트는 평당 2,000만원을 넘어서 분당지역 아파트 가격과 비슷해졌다. 목련마을 두산아파트 48평형은 올해 초만 해도 8억~8억5,000만원 정도였으나 지금은 10억원을 넘어섰다. 바닥시세를 보였던 재작년 말 6억원 정도였던 것에 비해면 무려 4억원이나 오른 것이다. 꿈마을 우성아파트 47평형이나 금호아파트 50평형도 9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큰 평형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작은 평형의 시세까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목련마을 대우ㆍ선경아파트 24평형의 시세는 현재 3억~3억2,000만원으로 올해 초 2억6,000만원보다 4,000만~6,000만원이나 올랐다. 목련마을 목련공인 관계자는 “평촌 아파트를 사려고 중개업소를 방문한 다른 지역 손님들이 시세를 알고 입을 딱 벌리지만 살기 좋은 평촌이 이제 제대로 평가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며 “평촌 집값도 분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강남에 버금가는 수준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시세가 너무 오르다 보니 매물이 자취를 감춘지 오래됐고 아파트를 사기 위해 중개업소를 찾는 사람도 거의 없다. 급매물이나 인기가 덜한 저층 또는 소형 평형 매물까지 벌써 대부분 소진된 상태이다. 당연히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들조차 거래가 없어 정확한 시세를 알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꿈마을 고려공인 관계자는 “4월 들어 보름이 넘도록 계약 한 건 못하고 놀고 있는 중개업소가 많다”며 “어렵사리 성사된 계약에 대해 매도자가 나중에 해약해달라고 찾아오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전한다. 평촌신도시는 지난 90년대 초 분당ㆍ일산ㆍ산본ㆍ중동과 함께 1기 신도시로 개발돼 안양시 동안구 범계동 등 9개 행정동에 걸쳐 154만평에 17만명의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4만2,047가구 규모로 들어섰다. 평촌신도시는 과천을 거쳐 서울 사당동과 양재동까지 차로 20~30분이면 진입할 수 있는 등 사통팔달의 교통여건에 뉴코아백화점, 이마트, 월마트 등 생활편의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여기에 평촌의 1번가로 불리는 로데오거리 등 범계역 일대가 중심상업지역으로 자리잡아 거대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데다 학군 프리미엄까지 누리고 있다. 평촌의 집값 상승은 판교신도시 아파트 분양의 후광효과와 맞물려 이 같은 평촌의 주거여건이 신도시개발 10여년만에 뒤늦게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평촌신도시의 최근 집값상승은 범계동 목련마을, 귀인동 꿈마을, 신촌동 무궁화마을, 평촌동 향촌마을 등 학원밀집지역이 이끌었다. 하지만 평촌신도시의 아파트가격에 대해 거품론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평촌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부동산시장은 눈치보기와 힘겨루기가 한참 동안 진행된 뒤 약세로 돌아선다”며 “요즘 평촌의 아파트 거래부진은 3ㆍ30 부동산 대책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될 경우 급등세가 꺾일 것임을 암시하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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