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단상에 올라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원인규명을 해서 책임질 사람은 엄벌토록 하겠다”고 가족들에게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실종자 가족 중 한명이 “선장과 기관장이 먼저 탈출한 것은 문제가 아니냐”고 묻자 “원인규명을 해서 거기에 대해서도 엄벌에 처하겠다”고 답했다.
또 “앞으로 모든 것을 가족 위주로 더 자세하게 (구조상황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현장을 아는 사람을 여기에 배치해 바로 답변하고 가족 요구사항도 즉각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밤잠을 한숨도 못 주무셨을 텐데 얼마나 걱정이 크셨을까요. 뭐라고 위로의 말씀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방금 전 구조현장에 다녀왔는데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자원과 인력을 동원해 수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가족들을 위로했다.
이어 “지금 어떤 말도 위로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겠지만 희망 잃지 말고 구조 소식을 함께 기다려달라”며 “현장에서 여러 소식을 정확하게 빨리빨리 알려서 답답한 마음을 덜어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가족 대표가 “현장 구조상황을 낮이건 밤이건 볼 수 있도록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하자 박 대통령은 “구조대원과 모든 이들에게 가족들이 애가 타지 않겠느냐, 최선을 다해달라고 얘기했는데 그게 바로 명령”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구조현황을 상세하게 가족에게 알려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자 가
족들은 박수를 보냈고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매일 와서 브리핑을 하겠다”고 답했다.
가족 중 한명이 구조작업이 늦어진다며 “경찰들이 말을 안 듣는다”고 항의하자 박 대통령은 “그럴 리가 없다. 지금 여러분과 얘기한 게 지켜지지 않으면 여기 있는 사람 모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족이 “제 (핸드폰) 번호를 가져가서 오늘 말한 게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하자 박 대통령은 “전화번호를 주세요. 오늘 말한 게 지켜지고 있는지 전화를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2시25분께 사고현장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이렇게 많은 인력과 장비가 총동원됐는데 구조가 더뎌서 걱정이 많다”며 “얼마나 가족들이 애가 타겠는가. 어렵고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해 구조활동을 해달라”고 지시했다.
또 “구조요원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 바다라서 날씨도 쌀쌀한데 물속은 더 추운 것 아니냐”면서 “생존자가 있다면 1분1초가 급하다. 어제 밤잠을 못 주무시고 정말 수고가 많다”고 구조원들을 격려했다.
청와대는 여객선 침몰 사고 이틀째인 이날 모든 회의를 취소하고 비상근무태세에 돌입하는 동시에 군과 해경의 실종자 구조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고가 워낙 큰 참사라 박 대통령이 밤새 뜬눈으로 새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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