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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유럽 판매차 90% 현지서 만들것"

■ 제네바 모터쇼<br>현대·기아차, 4억7000유로 추가 투자해 터키공장 증설<br>EUFA 지원 등 마케팅도 강화

"내년까지 유럽 판매 차량 90% 현지 생산 체제 갖춘다"

현대ㆍ기아차는 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팔렉스포에서 계속된 제83회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내년까지 유럽 판매 차량의 90%를 현지에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유럽 현지의 '뉴노멀(저성장과 규제 강화, 보호주의 등이 새로운 대세가 됐음을 뜻하는 신조어)' 트렌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지화 이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앨런 러시포스 현대차 유럽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금까지 유럽에 생산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20억유로를 투자했고 올해 터키 공장을 연산 20만대 규모로 증설하는 데 추가로 4억7,500만유로를 투자한다"면서 "이를 통해 현지 생산 체제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마크 홀 현대차 유럽법인 마케팅 담당 이사는 "2008년 이후 유럽에서 디자인하고 생산한 15종의 신차를 발표해 고객의 사랑을 받았다"면서 "앞으로도 유럽인을 위한 보다 많은 신차를 유럽에서 개발해 생산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2013 유럽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오른 신형 'i30'의 경우 독일 연구개발(R&D) 센터에서 개발해 체코 공장에서 만들고 있고 지난해 15%나 판매가 증가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35(국내 투싼ix)'도 체코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에도 '씨드' 등 유럽 전략 차종은 피터 슈라이어 현대ㆍ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한 작품들로 생산은 슬로바키아 공장이 담당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제품뿐만 아니라 마케팅 측면에서도 현지화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해 유럽 소비자들의 정서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유럽축구연맹(EUFA)에 대한 지원은 올해도 현대차와 기아차가 동시에 진행하며 현대차는 유럽인들이 좋아하는 모터스포츠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WRC 참가 차량을 유럽 전략 소형차 'i20'을 기반으로 제작했고 모터스포츠 시설을 독일에 새롭게 구축했다. 축구의 경우 내년은 브라질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있는 해여서 올해는 축구 마케팅 효과가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ㆍ기아차는 유럽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도 집중 홍보할 예정이다. 러시포스 COO는 "현대차가 한 해 유럽에서 48억유로를 구매하는데 이 중 72%를 유럽 역내에서 소싱하고 있다"면서 "매년 유럽에서 내는 세금이 9억유로에 달하고 4만7,000명의 유럽인을 고용하고 있다는 점도 널리 알리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ㆍ기아차는 불경기와 취업난으로 실의에 빠진 유럽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이 같은 현지화 드라이브를 걸 경우 올해 유럽 시장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모터쇼 현장에서 만난 조원홍 현대차 마케팅 담당 전무는 "유럽 메이커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현대ㆍ기아차로서는 기회가 왔다고 볼 수 있다"면서 "역량과 지혜를 모아 유럽 소비자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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