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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6월 12일] 의정 보고서용 회의는 그만
입력2009-06-11 17:46:18
수정
2009.06.11 17:46:18
“노사정 부를 시간에 국회나 열어서 쌍용차를 지원하는 법안을 만들었으면 딱 좋겠습니다.”
지난 5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조문 정국 속에서 이례적으로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회의를 열었다. 노사 갈등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 쌍용자동차 문제를 함께 풀어보자는 취지로 노사정 관계자를 부른 것.
그러나 회의가 끝나고 만난 쌍용차의 한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이 노사가 타협하라는 등 입에 발린 소리를 한 것 말고는 진전도 없는데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솔직히 여야가 국회를 열어 공적 자금 1,000억원 투입 법안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같은 일은 여당에서도 벌어졌다. 지경위 회의에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불참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10일 쌍용차 회생을 위한 대규모 노사정 간담회를 연 것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노동부, 지식경제부 차관은 물론, 쌍용차가 있는 평택 주변이 지역구인 의원들과 평택시장까지 나타났다.
하지만 1시간55분가량 이어진 회의에서 55분은 참석자들의 모두(冒頭) 발언으로 채워졌다. 12명의 발언자 중 국회의원은 6명. 이들은 노사 타협을 바란다는 주문과 국회를 열지 않은 야당에 대한 비판을 펼쳤다. 파산 위기 속에서 하루가 급한 노사 양측에 쉬이 와 닿기는 어려운 ‘말씀’들이었다. 12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한 마디씩 하느라 회의가 길어지자 몇몇 의원들은 졸기도 했다.
회의가 끝나고 나온 한 의원은 “노사가 타협하면 정부와 국회가 지원하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1,000억 투입은 국회나 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또 한번 결론 없는 회의가 공중에서 사라진 셈이다.
쌍용차 문제가 회의를 연다고 해도 풀기 어렵다는 사실은 국회의원들도 잘 안다. 그런데도 회의를 여는 이유는 뭘까. 한 당직자의 말이 실마리가 될지 모르겠다. “평택 주민들에게는 가장 시급한 문제인데 야당 의원들만 회의 사진을 찍었으니 여당 의원들도 의정 보고서에 넣을 사진을 남겨야 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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