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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1월26일] 위기의 시대, 혁신이 필요하다

미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전품목 세일(EVERYTHING ON SALE)’ ‘폭탄세일(Blow Out Sale)’ ‘재고정리(Clearance)’ ‘저렴한 가격(Low Cost Low Cost)’과 같은 문구를 쉽게 볼 수 있다. 가격할인에는 TVㆍ자동차 등 모든 품목이 포함됐고 백화점ㆍ할인점ㆍ일반매장 등 장소도 가리지 않는다. 경기침체로 물건이 팔리지 않으니 궁여지책으로 세일에 세일을 거듭하는 것이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여행객들도 크게 줄고 있다. 마이애미 공항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추수감사절 연휴의 미국 공항이용률은 지난해에 비해 약 1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휴대폰 시장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4ㆍ4분기 미국 시장은 지난 3ㆍ4분기와 유사한 4,000만대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휴대폰 자체가 생필품화되면서 소비자들은 자동차ㆍ명품ㆍ대형가전ㆍ여행 등에 이어 맨 마지막으로 소비를 줄이는 품목으로 휴대폰을 꼽는다. 또 휴대폰을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심벌’처럼 여기는 것도 꾸준히 수요를 이끄는 한 요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ㆍLG전자ㆍ팬택계열 등 국내 휴대폰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 매 분기 미국에서 팔리는 한국 휴대폰은 이제 2,000만대가 넘을 정도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1ㆍ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팬택도 최대 이동통신사 AT&T에 꾸준히 휴대폰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블랙베리스톰 열풍을 보면서 아쉬움이 들었다면 지나친 욕심일까.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ㆍ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주요도시의 버라이즌 매장 앞에는 수백명의 소비자들이 아침부터 리서치인모션(RIM)의 스마트폰 블랙베리스톰을 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다. 마치 애플의 아이폰이 처음 나올 당시의 상황을 방불하게 할 정도의 인기였다. 이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혁신적인 제품이라면 불황을 비켜갈 수 있다는 점을 방증한 사례다. 위기의 시대일수록 혁신적인 제품이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해외에서 삼성ㆍLGㆍ팬택의 휴대폰을 사기 위해 긴 줄을 서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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