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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1월 11일] '원화가치 하락' 관광객 유치에 활용을
입력2008-11-10 17:51:39
수정
2008.11.10 17:51:39
“지난 봄과 여름에 비해 일본인 관광객이 약 20~30% 늘었습니다. 이 상태라면 내국인 해외여행의 감소로 인한 매출 부진을 어느 정도는 만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국내 여행사 직원)
원화 가치 하락으로 달러와 엔화 등 주요 외화 가치가 높아지자 관광 업계가 모처럼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여행수지는 3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2001년 4월(3,000만 달러) 이후 처음 흑자로 반전됐으며 월간 흑자 규모로는 1998년 10월(3억9,000만달러) 이후 10년 만에 최대 규모다.
내국인의 해외여행객 수도 5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 9월 중에는 81만8,7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39%나 줄었다.
대신 일본ㆍ중국ㆍ동남아 등 내국인들이 주로 찾던 여행지에 대한 수요는 크게 줄어 해당 국가의 관광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국가관광국에 따르면 9월 중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88만3,300만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15.1% 줄었으며 특히 한국인 관광객의 감소율이 24%에 달했다. 일본은 지난해에 비해 2배나 치솟은 엔화 가치로 한국 관광객들이 줄어들자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한국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일본 구마모토현 관계자 50여명으로 구성된 관광유치단은 최근 서울 모 호텔에서 여행사 등을 대상으로 일본관광 유치 행사를 열기도 했다. 반면 국내 관광 업계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국내 백화점이나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여행사 등 외국인 대상 사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엔고 현상에 힘입어 10월 말 현재 2,999억원의 매출 실적을 기록, 지난해 총 매출액 2,851억원을 넘어섰다.
한국관광공사는 엔고 현상에 따른 반사 이익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의 2분의1 값으로 2배의 기쁨을 누린다’는 다소 직설적인 광고를 일본 유력 매체에 싣는 등 적극적인 대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전세계적 불황으로 수출 시장도 힘겨운 상황에서 관광 분야가 선전(善戰)하고 있다. 이 같은 흑자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업계와 당국이 힘을 모을 때다.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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