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28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시작했으며 29일 오후2시(한국시각 30일 오전3시) 성명서를 발표한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채권매입 규모를 추가로 150억달러 줄이면서 양적완화 조치도 끝낼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지난 2009년 3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실시됐던 양적완화 정책이 5년7개월 만에 종료되는 셈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재닛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이 없고 미 경제전망 보고서도 발표되지 않는다.
최대 관심사는 '양적완화 종료 후에도 '상당기간(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를 유지한다'는 포워드가이던스(선제안내) 문구를 수정할지 여부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연준 내 매파는 '상당기간'이라는 말이 금리정책을 제약하는 만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연은 총재 등 일부 비둘기파도 포워드가이던스를 특정 기간보다 인플레이션 등 정책목표 달성 여부에 초점을 맞춰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포워드가이던스가 크게 수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다수 연준 위원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기침체 위기 등 악재가 산적한 마당에 '상당기간'이라는 말을 삭제했다가는 조기 금리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 혼란만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TD시큐리티의 밀란 멀레인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 달러화 강세 등을 감안할 때 비둘기톤의 성명서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 내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것도 연준의 부담이다. 지난달 미 실업률이 5.9%대로 하락하고 올 하반기 성장률도 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9월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1.7%에 그쳤다. 브리언캐피털의 러시 세르토 전무는 "연준이 미 국채 수익률 상승 등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보이면서 시장을 놀라게 하는 신호를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연준이 미 노동시장이나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양적완화 재도입 가능성까지 시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달 회의를 건너뛸 경우 다음달이 아닌 오는 12월이 연준 통화정책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분기 말 회의에서는 연준의 새로운 경기전망이 발표되고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도 예정된 만큼 포워드가이던스 등을 바꿀 경우 충분히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국채시장도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늦어질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27일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9bp(1bp=0.01%포인트) 하락한 2.26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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