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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이중삼중 '속앓이'

미분양 쌓여가는데 잔금 회수까지 지지부진<br>판촉위해 도입한 원금보장제, 자금난 부채질 '부메랑' 우려<br>잔금 연체율도 2~3배 급증… '부도 도미노' 현실화 위기감


사상 최대의 미분양으로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사들이 이미 분양된 주택에서 조차 잔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이중 고통을 겪고 있다. 입주 단지의 잔금 연체율이 늘어나는가 하면, 미분양 판촉 마케팅으로 활용됐던 원금보장제, 계약금 정액제가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침체의 늪에 빠진 지금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건설사 부도난’이 현실화 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원금보장제’가 부메랑으로=지난 2006년 경북 지역에서 대단지 아파트를 분양한 A건설사는 미분양이 심화되자 잔여분 가운데 중대형 물량 100여 가구를 원금보장제로 분양했다. 원금보장제란 입주 시 일정 부분 시세가 오르지 않으면 이미 납입한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올 연말 입주를 앞둔 이 단지는 그러나 실제 시세가 전혀 오르지 않으면서 입주민들의 해약 문의가 발생하고 있다. A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가 아직 미분양인데다 주변 시세가 계속 떨어지다 보니 해약 문의를 하는 입주 예정자들이 늘었다”며 “해약할 경우 건설사 입장에서는 미분양이 늘어남과 동시에 입주민들의 중도금 대출 이자까지 떠안게 되는 이중고에 빠지게 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잔금 연체율은 2~3배 급증=입주후 잔금 납부를 미루는 잔금 연체율도 증가하고 있다. 보통 경기가 좋을 때는 잔금 연체율이 5~10% 정도이지만, 최근에는 20~30%까지 늘어났다는 것이 부산 등 지방 건설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는 극심한 경기침체로 아파트 거래가 실종되면서 잔금 납부시기에 기존 집이 팔리지 않는 현상이 반복되는 까닭이다. 이에 따라 인기 분양 단지에서조차 해약분이 생기고, 이를 다시 선착순 분양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B건설의 경우 지난 2006년 경기 지역에서 분양 당시 청약 경쟁률이 20대 1에 달했던 타운하우스 해약분 7가구를 최근 다시 선착순으로 분양하고 있다. ◇계약금 포기하고 해지하겠다=심지어 계약금을 포기하더라도 아파트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입주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 재건축 단지 등은 계약금이 20~30%에 달하지만, 지방 분양시장에서는 5~10%에 그치거나 아예 정액제로 바뀐 곳도 많아 해약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이다. C 시행사 관계자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안고 가느니 아예 해약을 하겠다는 입주민들도 나타나 시행사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분양은 정부공식 집계로 지난달 16만 가구로 최고점을 기록했으며, 은행권은 건설사의 자금을 더욱 옥죄고 있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내년이 아니라 올 연말부터 건설사 부도가 현실화될 수 있다”며 “시장이 좀 풀릴 때까지라도 정부 차원에서 건설사들의 자금 흐름을 순환시켜 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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