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전환에 대해서는 노조 측이 먼저 의견을 낸 만큼 향후 노사간 협의를 통해 재추진 여부를 결정하겠습니다." 하금열(58) 신임 SBS 사장은 16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주주총회의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면서도 향후 지주회사 전환을 다시 추진할 뜻을 피력했다. SBS는 지주회사 전환이 추총에서 부결된 뒤 이를 주도해온 안국정 전 사장을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하고 하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임명했다. 방송계 안팎에선 이를 지주회사 전환 무산에 따른 수습성 인사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 사장은 "SBS의 다른 주주들(귀뚜라미그룹ㆍ일진전기 등)도 처음 SBS에 투자할 때는 방송문화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라며 "핵심주주들간에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교감이 부족해 이번엔 부결됐지만 진의가 전달되면 뜻이 바뀔 수도 있다"고 여전히 여운을 남겼다. 그는 또 "SBS의 소유ㆍ경영 분리 원칙에 있어서는 경영진이나 방송위원회 모두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노사 양측이 지주회사 전환 관철에 뜻이 있다면 결국은 힘을 합쳐야 되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하 사장은 올해 말로 예정된 방송위의 SBS 재허가 추천에 관해서는 "지주회사 전환 무산이 재허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고 낙관했다. 재허가 기간(3년)이 너무 짧지 않냐는 방송계 안팎의 여론에 대해서는 "3년은 눈 깜짝할 정도로 짧으며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방송사라면 제도적으로 기간을 둬 시험 치듯이 재허가 추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제도개선 필요성을 내비쳤다. 그는 경남 거제 출신으로 고려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지난 76년 동아방송에 입사하며 언론계 생활을 시작했다. 80년 방송통폐합 당시 KBS로 자리를 옮긴 뒤 MBC를 거쳐 SBS 정치부장, 워싱턴지국장, 보도본부장 등을 지냈고 9일 사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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