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당초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승용차가 인기를 끌 것으로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하지만 오판이었습니다. 올해 디젤 라인업을 갖추지 않은 업체는 큰 곤욕을 치를 겁니다.’(수입차업계 관계자) 국내 고급차 시장의 소비패턴이 급변하고 있다. 최고급ㆍ최고가를 선호하던 중ㆍ대형차 소비계층이 최근들어 경제성ㆍ안전성을 중시하는 실속파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수입 디젤승용차 강세는 이 같은 흐름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 국내 수입차시장에선 상대적으로 비주류로 꼽혔던 스웨덴 볼보자동차와 프랑스 푸조가 지난 1년새 디젤승용차를 앞세우며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대표적 사례. 볼보코리아 관계자는“불과 1년여전까지만 해도 신차 구매고객에게 디젤승용차를 권하면 기왕 비싼 돈 주고 고급차 살 거면 승차감 좋은 가솔린 차를 사지 왜 소음 많은 디젤차를 사냐는 비아냥거림을 당했지만 요즘엔 오히려 신형 디젤승용차가 출시될 때까지 구매시기를 미루겠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디젤 강세로 최고급 세단의 이미지를 지키고 있는 독일 BMW와 벤츠마저도 디젤 승용차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이중 벤츠는 이르면 상반기중 E클래스급의 중형 디젤승용차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데 경쟁사의 동급 디젤차보다 가격 및 연비 경쟁력이 뛰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MW 역시 지난해 12월 디젤승용차인 BMW X3 3.0d 다이내믹을 출시한 이후 구입주문이 밀릴 정도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X3 3.0d 다이내믹은 리터당 주행가능거리가 11km 동급의 가솔린 차량(6.8km)보다 연비가 62%나 높고, 정차에서 시속 100km 까지의 가속시간이 7.7초로 동급 가솔린차(8.1초)보다 오히려 가속성능이 좋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잇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업체들 역시 디젤승용차 시장에선 주도권을 놓칠 수 없다는 기세다. 그동안 준중형급에서만 디젤승용차 차종을 갖추고 있었던 현대차는 지난 5일 중형 디젤승용차 ‘쏘나타 2.0 VGT’를 출시하면서 동급 가솔린차보다 25% 가량 연비(리터당 13.4km)가 좋다는 점을 강조하면 판촉에 나서고 있다. 기아차 역시 2월중 중형 디젤승용차인 ‘로체 2.0 VGT’를 출시할 예정이며 GM대우도 중형 신차 ‘토스카’의 디젤 모델을 연내에 시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처럼 중형 이상의 고급 세단시장에서 디젤 열풍이 부는 것은 고유가와 자동차 특별소비세인하 폐지로 차량 관련 비용이 늘어나면서 고급차종 소비자들까지도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또 소비 양극화 문제에 대한 사회적 눈총이 거세지면서 고급차 소비자들도‘무난하면서도 실속있는 차’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디젤엔진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디젤승용차는 소음ㆍ배기가스ㆍ연비ㆍ주행성능의 측면에서 가솔린 차량 못지 않은 성능을 낼 수 있게 됐다”며 “이에 따라 고급 승용차 수요자들 사이에서도 디젤차는 열등한 제품이라는 인식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