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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당국자 접촉…남북관계 최대고비

북측 '개성공단·PSI 양자택일' 공세 가능성

남북 당국자 접촉을 하루 앞둔 20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국사무소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의 차량이 개성공단을 향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북한이 지난 3월30일 개성공단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을 볼모로 삼아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꽃놀이패로 활용하며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압박할 것이라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가입으로 위기 국면을 타개하려 했지만 오히려 북한의 지능적인 협박전술에 말리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경색 국면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남북관계는 21일 남북 당국자 간 접촉에서 봄바람을 맞을지 극한의 빙하기로 빠져들지를 판가름하는 갈림길에 섰다. ◇북한의 카드는=위기 상황에서 늘 극단의 카드를 내밀었던 북한이 이번 남북 당국자 간 접촉에서 과연 어떤 패를 내놓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접촉에서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내용을 일방적으로 통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남측에 통보하고 유씨의 위법사항이 북측이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며 기소를 비롯해 북한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고 위협할 수 있다. 또한 개성공단 체류인원 축소, 통행제한ㆍ차단 등 기존의 압박수위를 넘어서는 극단적 조치를 통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기본적으로 개성공단으로 한정해서 얘기하겠지만 결국 우리 정부에 개성공단이냐, PSI냐의 양자택일을 주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그동안 자주 써왔던 통지문 전달 방식이 아니라 남측 정부 당국자를 굳이 부른 만큼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에 대한 접견을 허용하거나 석방 방침을 밝히는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 긴급 관계장관회의 열며 대응책 마련 분주=남북 당국자 간 접촉을 하룬 앞둔 20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며 대책을 협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남북 당국자 간 대화준비 상황과 PSI 대책 등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보고를 받고 치밀한 대책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이번 당국자 간 접촉이 새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첫 접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PSI는 선전포고"라며 협박한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접촉이 북한의 일방적 통보로 끝나는 허무한 회동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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