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티김의 55년 노래 인생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그 것도 다른 이가 아닌 조영남이 쓴 책이다.
나이가 50을 넘은 이들 중에 패티김을 모르는 이는 없다. 60년대에 데뷔해 일세를 풍미했고, 작곡가 길옥윤과의 결혼, 이혼 등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온 가수 패티김에 대해 어떤 수식을 붙이는 것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그녀가 더욱 빛나는 건 폭발적인 가창력, 화려한 무대 매너, 주어진 것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것을 꿈꾸고 이뤄낸 열정 때문이다. 때문에 패티김은 우리 한국 가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념비적인 존재이자 그 자체로 우리 가요사 반세기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런 그녀가 지난 2월 15일 54년여의 가수 생활을 마치겠노라,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의 이유는 분명하다. 최고의 가수로, 최고의 모습으로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고 싶다는 것이다.
은퇴를 결심한 뒤 그녀는 오랜 세월 자신을 사랑해준 팬들의 애정에 답하고 싶었다. 그런 그녀의 결정은 다름 아닌 바로 자신의 이야기다.
책을 내자는 제안을 무수히 받아왔지만 모두 거절해온 그녀가 은퇴를 앞두고 마침내 생애 최초로 책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기로 한 것이다.
조영남은 이 책을 단순히 한 가수의 개인사만을 담아내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왜냐하면 패티김의 인생은 한 사람의 개인사를 뛰어넘어 우리 대중가요의 역사와도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그녀가 처음 가수로 데뷔하던 미8군 무대에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대중가요의 한 획을 그은 다른 가수들의 이야기와 어우러지며 책을 채워나간다,.
책은 그녀 혼자만의 자랑스러운 회고를 넘어 우리 가요사의 도전과 성취의 역사이자, 뒤를 이은 후배들에게 길을 밝혀주는 등불처럼 빛날 듯 하다. 1만9,5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