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위 전자업체인 마쓰시타(松下)전기와 8위인 산요(三洋)전기가 합병될 것인가. 요미우리신문은 28일 "경영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산요에서 난국타개책으로 마쓰시타와 자본ㆍ업무제휴를 하는 방안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안이 성사될 경우 합병기업은 일본 최대일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를 앞질러 세계 2위 전자업체로 올라서게 돼 세계 가전업계에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신문에 따르면 산요의 대주주인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은행 등 금융 3사가 주력인 백색가전에서의 고전을 극복하기 위해 은행 보유 주식을 마쓰시타에 양도함으로써 실질적인 업무제휴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 이 방안은 장기적으로는 양사의 통합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이 방안이 실현될 경우 일본에서의 전자업체간 최초의 대규모 합병 사례가 되며, 전자업체의 몸집불리기 경쟁을 촉발게 될 것을 보인다. 산요의 합병대상으로 마쓰시타가 거론되는 것은 최근 마쓰시타가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업계선두를 목표로 기업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산요로서도 특히 충전지ㆍ태양광발전ㆍ리튬이온전지 등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어 마쓰시타의 판매망을 빌릴 경우 상호보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산요는 지난 2006년 3월 재무상황 개선을 위해 3,000억엔의 우선주를 발행해 미국 골드만삭스와 다이와증권SMBC,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 금융 3사에 매각했다. 내년 3월로 예정된 보통주 전환이 이뤄질 경우 이들은 의결권 기준 66.9%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금융 3사는 산요가 독자적으로 경영 재건을 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그동안 산요와 제휴시 상승효과가 있고 재무구조도 건실한 기업을 물색해 왔다. 양사가 통합을 할 경우 연결 매출액은 975억달러로, 히타치(日立)제작소(876억달러)를 누르고 일본내 최고 전자업체가 된다. 세계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를 넘어서면서 2위가 될 수 있다. 다만 산요가 여전히 백색사전과 반도체에서 고전하고 있는데다 마쓰시타와 중복되는 생산 및 판매 거점이 많은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현 단계에서는 마쓰시타측에서도 신중론이 적지 않아 협상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요미우리신문은 분석했다. 한편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대해 마쓰시타는 산요 투자를 검토하고 있지 않고 산요도 마쓰시타의 인수를 부인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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