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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성장비화 담은 책 '서울도시계획이야기' 경영권분쟁에 재주목


서울시 공무원 출신의 손정목(88) 서울시립대 명예교수가 10년 전 펴낸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사진)'가 롯데 일가의 경영권분쟁을 계기로 새삼 주목 받고 있다. 2003년 총 5권으로 발간된 이 책은 한국전쟁 이후의 서울 도시개발 이야기를 다뤘다. 특히 2권에는 100여쪽을 할애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한국 투자 과정과 을지로 롯데타운 형성 과정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이었던 손 교수는 저서에서 "청와대와 서울시는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양대행사를 앞두고 40억 인구가 영상으로 보게 될 잠실벌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그 사업을 맡길 대상을 심사숙고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당시 토지 소유자였던 한양이 개발을 강력히 희망했을 것으로 봤지만 당시 사세가 크게 기울어 불가능했고 전두환 전 대통령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친분으로 결국 롯데에 사업권이 주어졌다고 설명했다. 한양이 가졌던 토지 소유권은 두 차례에 걸쳐 롯데에 옮겨졌으며 그후 사업이 급속도로 진행됐다. 1988년 9월 올림픽에 맞춰야 한다는 대의명분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손 교수의 설명이다. 신 회장은 재일교포 출신이었던 점을 이용해 외국인 신분으로 외자도입법을 활용, 재무부로부터 사업계획 승인을 신속히 받아냈다. 한 달 만에 인구·교통영향평가 용역, 주변 지역 측량, 지하수 조사도 모두 마쳤다. 석촌호수에 세워진 롯데월드는 우리나라 건축 역사에서 구청, 소방서, 시 본청, 건설부, 상공부, 재무부, 관세청 등 관계기관 공무원들이 모두 나서 적극적으로 지원한 전무후무한 예로 남게 될 것이라고 손 교수는 평가했다. 경북 경주 출신의 손 교수는 1970년 이후 서울특별시 기획관리관, 도시계획국장, 내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1977년 서울시립대(당시 서울산업대) 부교수로 옮기면서부터 개발 독재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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