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우울함을 2배 이상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 활동이나 운동능력에 지장이 있을 때도 우울함을 느낄 위험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성인의 우울감 발병 예측모형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우울함을 유발하는 변수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조건은 의료기관의 진료나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받지 못했을 경우였다. 이 경우 우울감을 경험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21배나 높았다.
이와 함께 일상활동에 지장이 있는 이도 우울감 경험 확률이 그렇지 않은 이보다 2.18배 높았으며 운동능력에 지장이 있어도 1.57배 높았다. 최근 한 달 동안 질병이나 손상으로 거의 온종일 누워서 보내야 했던 날이 있었던 사람도 와병 경험이 없는 사람보다 1.47배 더 우울했다.
그 외에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주관적 계층인식이 낮을수록, 주중 수면시간이 적을수록,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우울감을 경험할 확률이 높았다.
반면 결혼상태나 교육수준, 연령과 같은 일반적인 인구사회적 요인이나 흡연·음주여부 등은 우울감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연희 책임전문원은 “의료서비스에 대한 욕구의 충족이 우울감 경험에 아주 중요한 인자로 작용한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아울러 “건강과 관련된 요인이 사회경제적 요인보다도 우울증과 더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병의원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한 사람의 비율은 2013년 12.2%로 2009년(24.1%)의 절반 수준을 떨어졌지만 돈이 없어서 못 간 이들의 비율은 2010년 15.7%에서 2013년 21.7%로 오히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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