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은 미국 달러화를 기준으로 한 재정환율이기 때문에 달러화강세(엔화약세)라는 글로벌 추세에다 다른 나라 통화에 비해 원화의 달러화에 대한 강세까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엔화에 대한 강세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강세 기조에 들어선 미국 달러화와 경기부양을 위해 엔저 정책을 펼치는 아베 신조 일본 정부의 기조가 맞물리면서 원·엔 환율은 최대 100엔당 800원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다. 무엇보다 일본 제품과 경합을 벌이는 우리 제조업의 무역경쟁력 약화가 걱정된다. 최근 들어 한국 부품·소재산업의 대일(對日) 의존도가 1·4분기 중 역대 최저치(18.1%)로 떨어졌다지만 여전히 대일 무역수지 적자의 구조적 요인인 점을 감안해 이들 부문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환율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돼 있어 단가(單價) 인하 압박을 심하게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한다. 엔화약세에 따른 일본 관광객 감소도 불가피해진다. 환율 위험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길은 결국 내수확대다. 어느 때보다 내수성장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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