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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약달러 정책의 문제점

뉴욕타임스 15일자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약달러 정책이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된 10월 한 달 동안의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규모인 55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규모는 가장 비관적인 전망치도 넘는 것이다. 지금까지 부시 행정부는 약달러로 수입가격이 상승하면 미국 소비자들의 수입품 소비가 줄고 반대로 미국산 수출품의 가격은 싸져 외국인들이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사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무역적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행정부의 구상이다. 그러나 달러가치는 2002년 2월 이후 하락을 지속했지만 무역수지는 줄지 않고 있다. 당시 이후 달러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55% 하락했고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22% 떨어졌다. 하지만 하락하는 달러는 미국 소비자들의 수입물품에 대한 수요를 막지 못하고 있어 수입은 수출 증가율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물론 10월 수입액이 올라간 것은 고유가 영향이 크다. 고유가가 11월 들어 수그러들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무역적자가 감소할 것으로 기대할 만한 근거도 찾기 힘들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내년 6월 600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점점 더 불균형으로 치달으면서 해외차입의 필요성은 그만큼 더 커지고 있다. 미국이 해외차입을 많이 하면 할수록 달러가치는 더욱더 약세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 외환시장은 어느 국가의 채무가 많아질수록 그 국가의 통화가치를 더욱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미국은 무역이나 재정상황, 그리고 개인소비 패턴 등 어느 측면을 보나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채무가 많은 국가다. 이미 달러약세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차입은 비용부담과 금리인상까지 불러올 것이다. 금리가 얼마나 빠르게 올라갈지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겠지만 한가지는 분명하다. 미국 여행객들이 프랑스에서 블랙커피 데미테스 한 잔을 5달러나 주고 마셔야 할 것이라는 사실은 문제도 아니다. 심각한 것은 모기지금리가 급등하고 주가가 떨어지며 기업들이 고용을 기피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약달러는 그것이 다른 상황들까지 감안한 포괄적인 전략의 일부분인 경우 그렇게 위협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 일례로 미국은 무역파트너와 외환시장 관계자들에게 연방 재정적자를 확실히 줄여나갈 것임을 증명해야 한다. 이 경우 해외차입의 필요성이 줄고 달러가치의 하락압력도 감소할 것이다. 지금 문제는 이를 추진할 리더십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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