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파생상품 시장의 무한경쟁은 국내 파생상품 시장에 시대적 변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미국 선물협회(FI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파생상품 시장은 세계 파생상품거래소 거래량 순위에서 12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1위를 기록한 후 거래규모가 계속 위축되면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반면 중국은 상하이선물거래소와 다롄상품거래소 등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 2위권까지 진입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파생상품 시장을 주목하던 세계 주요 투자자들은 최근 중국과 인도·일본 등 경쟁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도 상품종류가 다양하고 유동성이 풍부한 해외 파생상품 시장을 찾아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규로 개설되는 파생상품계좌 10개 중 9개가 해외 파생상품 거래를 위한 계좌로 알려졌다. 그 사이 국내 파생상품 시장은 유례 없는 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해소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왔다. 전문지식이 부족한 개인투자자 보호와 시장 건전성 제고를 위해 정책당국과 금융투자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노력을 지속해왔으며 최근 그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과정에서 '위험의 이전과 분산'이라는 파생상품 시장 본연의 순기능이 상대적으로 간과돼 자칫 파생상품 시장 위축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파생상품은 자본시장의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하는 중요한 경제적 도구다. 최근 많은 투자자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주식워런트증권(ELW), 합성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복합금융상품은 파생상품을 이용하지 않고 개발할 수 없다.
이에 발맞춰 국내 파생상품 시장은 오는 20일 미니 코스피200선물·옵션을 시작으로 코스닥 주식선물, 위안선물, 배당지수선물, 해외지수선물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시장 참가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투자환경 개선에 필요한 사항들을 적극 발굴하고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이번 조치가 국내 파생상품 시장을 재조명하며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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