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에는 남산의 맑은 물이 흐르는 실개천에 발을 담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총 사업비 188억원을 들여 '물이 흐르는 남산 만들기' 사업을 펼친다고 8일 밝혔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시는 한옥마을~북측 산책로 1.1km 구간과 장충지구~북측 산책로 1.5km 구간 등 총 2.6km의 실개천을 조성할 예정이다. 실개천은 기존 콘크리트 배수로를 자연형 계곡으로 재정비하거나 새로운 수로를 만들어 연결하는 방식으로 조성되며, 빗물과 계곡물 외에 지하철에서 끌어온 지하수를 보조용수로 활용한다. 물 2,000톤이 실개천을 흐르게 되며, 증발이나 토양 흡수 등으로 유실되는 하루 100톤 가량의 물은 여과ㆍ살균과정을 거친 각종 용수로 채운다. 물 공급에는 연간 2천500만원 가량이 투입된다. 관련 사료에 따르면 과거 남산에는 선비들이 갓끈을 빨 정도로 맑은 물이 흘렀지만 주변 지역 개발과 1~3호 터널 건설 등으로 인해 계곡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더 이상 물줄기를 찾을 수 없게 됐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실개천 주변에 서울의 대표색 중 하나인 '한강은백색'의 경관조명을 설치하고, 주변 도로를 '개울 소리길'이나 '벚나무 터널길' 등으로 특성화 할 계획이다. 경사가 급한 개울 소리길에선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경사가 완만한 벚나무 터널길 주변에선 새소리나 바람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거닐 수 있게 만든다는 구상이다. 시는 이미 지난달 실시설계를 완료됐으며, 이달 말 사업에 들어가 내년 봄인 4월께 완공할 방침이다. 시는 또 물길 복원과 함께 과거 남산에 살았던 동ㆍ식물이 다시 살 수 있도록 생태 환경도 복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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