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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상반된 뇌 접근법, 두뇌를 공략하면 삶이 바뀐다… 뇌 아닌 머리서 '나'를 찾는다

■ 생각의 빅뱅 (에릭 헤즐타인 지음, 갈매나무 펴)<br>■무한 공간의 왕국 (레이먼드 탤리스 지음, 동녁 사이언스 펴냄)



머리는 어쩌면 사람을 구성하는 모든 것의 집약이다. 머리에는 첫인상을 좌우한다는 얼굴과 헤어스타일 등 외모뿐 아니라 생각과 감정을 담는 뇌가 있고 생명이 지속될 수 있는 숨 구멍이 있으며 다른 사람과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입이 있다. 머리에 관한 책 두 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한 권은 '뇌'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한 권은 '뇌' 이외의 모든 것에 관한 것이다. 두 책은 접근법도 다르다. '뇌'에 관한 것을 다룬 '생각의 빅뱅'은 뇌가 작동하는 방법을 이용해서 행동과 삶을,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킨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사고 혁신의 방법을 소개한다. 이에 비해 '무한공간의 왕국'은 뇌 이외에 머리에서 찾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소재로 철학ㆍ문학ㆍ과학ㆍ역사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전자가 뇌를 집중 공략해 삶을 바꾸는 방법을 소개하는 목적성이 강한 책이라면 후자는 삶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머리에 대한 수다인 셈이다. 미국의 신경과학자가 쓴 '생각의 빅뱅'은 생리심리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두뇌가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지 이해하고 두뇌를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다. 혁신가들이 그들의 두뇌를 이용한 방법을 알아보고 우리도 어떻게 우리 뇌를 이용해 성공과 혁신을 이루어낼 수 있는지 찾아낸다. 저자는 우리 두뇌는 단기적 성공과 당장의 보상에 반응하도록 맞춰져 있다고 한다. 쌓여가는 이메일에 대한 답장, 눈 앞에 마감이 닥친 프로젝트 등이 장기적인 목표와 기회를 놓치게 만든다. 미래의 큰 성공보다 현재의 작은 성과를 선택하면서 비생산적으로 움직이기 일쑤라는 것. 따라서 '생각의 빅뱅'을 이루려면 두뇌의 이 같은 의사결정과정을 파악하고 장기적 기회를 단기적 프로젝트로 바꾸라고 말한다. 우리 행동 특성에 맞는 방식으로 전환하라는 것이다. 혁신을 지속시키려면 신 개념을 생생한 실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두뇌는 어떻게든 위험을 회피하려 하기 때문에 손을 잡고 이끌어 단계별로 전진해 새로운 경험에 이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감탄과 흥분, 재미가 없으면 자신의 행동 관성을 넘어서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가 그 예다. 그는 혁신적이지만 위험해 보이는 아이디어를 '가슴의 언어'로 이야기해서 혁신에 성공했다. 미래 지향적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기대와 흥분을 불러일으켜 뇌가 느끼는 무의식적 두려움을 긍정적인 열정으로 바꾸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철학자이자 소설가, 과학자인 레이먼드 탤리스는 '무한공간의 왕국'에서 머리가 품고 있는 인간 역사의 놀라운 즐거움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콧물 하나만 해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콧물은 보통 불쾌한 분비물로 여겨지지만 질병의 징후와 단서, 치료법의 증거를 찾을 수 있는 조사 대상도 된다. 그는 한 흉부내과 전문의의 말을 빌어 '이보게, 이게 자네에게는 콧물일지 몰라도 내게는 밥줄이라네'라고 설명한다. 또 콧물은 사회적으로도 해석이 가능한데 소설가 피터 고드윈이 현대 짐바브웨의 실상을 기술한 글에서 한 어린 남자아이가 닫힌 차창에 콧물로 '도와주세요'라고 쓴 일화를 소개하며 콧물이 가난과 뗄 수 없는 상징을 지님을 보여준다. 이처럼 책에는 겉으로 보이는 머리 뿐 아니라 홍조, 침, 땀 등 머리와 관련된 다양한 소재를 문학, 음악, 시, 철학 등을 통해 자유롭게 해석한다. 저자는 그동안 뇌가 터무니없이 과장돼 왔다며 뇌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머리 자체에서 찾아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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