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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회원권 살 때인가, 팔 때인가
입력2009-01-16 10:46:54
수정
2009.01.16 10:46:54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IMF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골프회원권 시장 또한 격동기를 맞고 있다. 주식을 비롯한 모든 경제지표들이 바닥을 알 수 없이 추락한 10년 전, 회원권 또한 그 여파로 사상 유례없는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IMF 외환위기 당시, 한보, 대우 등 대기업들이 쓰러지기 시작하면서 이상기미가 나타났고 결국 IMF 구제금융이 발표되면서 회원권 시장은 매도물량이 쏟아져 나오며 하루 사이에 수천만 원이 하락하기도 했다.
경기불황으로 인한 기업의 부도는 골프 회원권 시장으로도 파급효과를 미쳤다. 당시 모기업이 파산한 신원은 한두 달 사이에 3억원대 초반에서 1억5천만원대로 추락했고, 경매에 붙여져 회원들이 인수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1억원 아래로 떨어지기까지 했다.
부동산 시장 하락은 물론 3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주가지수, 20%대의 살인적인 금리, 급등한 환율 등으로 회원권은 1998년에 들어 더 이상 내려갈 데가 없을 정도로 바닥으로 치달았다. 10억원대를 웃돌았던 화산, 아시아나 등의 회원권은 1억원대로 떨어졌다. 당시 동반하락했던 주식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인 반면 회원권 시장은 2001년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기까지 4년간 침체를 벗지 못했다.
IMF 환란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지난해 회원권 시장은 10년 전 상황과 흡사해 보인다. 그렇다면 지금은 위기일까, 기회일까? 골프회원권 시장에서도 반응은 엇갈린다. 회원권 시세가 IMF 당시보다 더 큰 하락률을 보이면서 그때처럼 장기간 침체가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고, 한편에서는 그때처럼 하락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매수시기로 지금이 최적기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위기설…추가 하락 위험 남아있다
법인·개인 매도 봇물_ 초원회원권거래소 오봉진 부장은 “지난해 하반기의 시세 흐름은 IMF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한 추세를 보이며 상황은 당시보다 더욱 불리하다”고 진단했다. 당시에는 법인의 매도 물건을 부유층 중심의 개인이 소화해 폭락이 지속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법인과 개인 매물이 모두 쏟아져 나왔고 매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상승세를 보이고 있더라도 경기가 더욱 악화되면 추가 하락의 위험도 남아있다.
회원권 시장 안팎의 악재_ 침체 원인이 외부적 요인에 있기 때문에 섣불리 낙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월드회원권거래소 황안식 대표는 “현재 시장의 침체는 세계 금융시장 불안, 환율 폭등, 주가 폭락 등과 같은 외부적인 악재로 10년 전과 다르다”고 설명한다. 당시에는 내부적인 악재에 기인했다면 이번 상황은 내외적인 악재가 동시에 출현했기 때문에 쉽사리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버블 붕괴로 상승폭 감소_ 일각에서는 이번 금융한파로 회원권 시장의 거품이 걷혔다고 지적한다. 2~3년 전에 이른바 ‘묻지마 투자’ 효과로 20억원에 이르는 황제회원권이 등장하고 고가회원권의 기준이 10억원대로 잡히면서 회원권 시장에 거품론이 일었던 게 사실이다. 지금은 그 거품이 빠지는 상황이고, 앞으로 한두 곳을 제외하고는 적정 시세를 회복, 시세가 반등하더라도 기대할 만한 수준은 못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회설…큰 폭의 하락은 최대의 상승 예고
두터운 매수 대기층_ 12월의 반짝 상승세에 이어 1월 들어서도 전 종목에 걸쳐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듯 대기 매수층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개인들은 외환위기 때의 학습효과(급락 후 급등했다)로 관망하는 분위기로, 시세가 하락장일 때도 두터운 대기 매수층의 존재가 반등 희망을 키우고 있다. 반등을 시작할 때 이들이 본격적으로 매수세에 가담하면 순식간에 회복시킬 수 있는 저력이 있다.
회원권 시장의 특수성_ 세계를 덮친 경제위기 속에서도 회원권 시장의 상황은 일반적인 경제지표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송용권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전략기획실장은 “회원권의 주소비층은 경제력을 갖춘 상류층이 대부분이다. 심리적인 안정감만 준다면 상위 그룹의 제자리찾기는 빠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보다 먼저 회원권 시장이 경기회복의 신호탄으로 시장의 상승세를 주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대 낙폭은 오히려 투자 메리트_ 지난해의 낙폭은 그만큼의 상승세를 예고하는 분석도 가능하다. 몇 년 전까지 이어진 저금리 기조와 투기자금 유입으로 이미 포화상태였던 부동산의 대체자산으로 회원권 시장에 자금이 몰렸고. 일정 수준 이상의 시세 폭등을 경험했다. 신규 골프장도 회원권을 고가로 분양하면서 전반적인 회원권 가격이 상당 수준 올랐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이미 최고점을 경험한 수요자들에게 40%대로 떨어진 회원권 가격이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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