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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에 빠진' 보금자리 주택

집값 떨어져 가격경쟁력 약화<br>지자체 제동에 공급계획 삐걱<br>LH 부실도 사업지속 걸림돌

보금자리주택이 주변시세 하락, 지방자치단체의 반대 등으로 가격산정 및 계획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자체와의 협의 지연으로 3차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대상에서 제외된 광명·시흥지구 전경.


정부의 핵심 부동산 정책인 보금자리주택 사업이 3대 딜레마에 빠졌다.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는 부동산 경기침체로 가격 경쟁력을 잃었고 지방자치단체의 제동으로 사전예약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메인 사업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실 문제도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보금자리사업의 지속성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다음달 중순 사전예약을 받는 3차 보금자리주택 3개 지구의 분양가는 3.3㎡당 800만~1,000만원대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지구지정 당시 발표된 예상 분양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항동과 하남 감일은 1,000만원대 초반, 인천 구월은 800만원 정도에 책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확정 분양가는 다음달 초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면 발표된다. 하지만 올 들어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주변 아파트 가격이 지난 5월 지구 지정 당시보다 크게 하락한데다 민간 건설업체들의 분양가 인하가 잇따르고 있어 분양가 책정 문제를 놓고 국토부와 사업 시행자인 LH(하남 감일), SH공사(서울 항동), 인천도시개발공사(인천 구월)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와 2차지구 사전예약을 진행하면서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50~80%선에 맞춰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3.3㎡당 평균 시세는 서울 항동이 1,119만원, 인천 구월은 921만원, 하남 감일은 1,174만원(하남시 기준)이다. 5월 말에는 서울 항동이 1,143만원, 인천 구월 932만원, 하남 감일 1,174만원으로 각각 3.3㎡당 24만원, 11만원, 92만원 떨어졌다. 주변 시세가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 경쟁력은 빛을 잃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토지보상비와 건축비 등을 감안하면 분양가를 무작정 내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자체와의 협의가 지연되면서 지구단위계획 수립 단계에서 공급계획에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는 것도 문제다. 3차 보금자리 사전예약 대상 지구는 당초 다섯 곳이었지만 성남시 관할인 성남고등지구, 광명ㆍ시흥시 관할인 광명ㆍ시흥지구가 제외됐다. 당초보다 물량이 9,000가구 가까이 줄어들었다. 교통 등 기반시설 부족 및 환경영향 평가가 지연되면서 사전예약 대상에서 빠졌다고 국토부는 설명했지만 이들 2개 지구는 6.2 지방선거에서 지자체장이 바뀌면서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던 지역이다. 2개 지구는 다음달 초 지구단위계획에서도 제외된다. 사업일정 지연에 따른 공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문제는 보금자리주택 메인 사업자인 LH의 부실 문제. 118조원에 이르는 부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보금자리주택의 사업성 지속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 LH의 재무구조 개선에 꼭 필요한 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안은 27일 국회 법안심의소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보금자리주택 등 꼭 필요한 국책사업은 계획대로 추진하고 나머지 사업부분은 줄여나가겠다는 것이 LH의 입장이지만 부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전체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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