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업경기가 예상을 벗어난 반등세를 보이며 중국 경제의 연착륙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중소기업 등 밑바닥 경기는 여전히 살아나지 않아 경기 전반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한 50.3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등이 예상한 전망치 49.8을 웃돈 것이며 경기확장과 위축을 판단하는 50선 밑으로 내려가지도 않았다.
경기호조에 대한 기대감 속에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5.27포인트(1.77%) 오른 2,029.07에 마감하며 2,000선을 회복했다.
다만 같은 날 발표된 HSBC 7월 제조업 PMI는 전달보다 0.5포인트 더 떨어진 47.7로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HSBC의 제조업취업지수는 전달보다 0.1포인트 낮은 47.3을 나타내 지난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았다. 취홍빈 HSBC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내외 수요부진으로 제조업 경기가 식어 고용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최근 발표된 지표들이 모두 나쁜 만큼 중국 정부가 소기업 대상 세제혜택이나 공공부문 지출확대 등과 같은 미세조정 정책을 내놓으며 경기하락을 방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과 HSBC의 PMI가 엇갈린 것은 일단 조사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통계국의 조사 대상이 국유기업을 포함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인 반면 HSBC의 조사는 민영·중소기업 위주로 이뤄진다. 여기에 경기하락의 하한선을 지키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적인 통계조작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와 기관들은 이날 PMI 반등을 성장률 7.5% 목표를 지킬 수 있다는 청신호로 해석했다. 중국 경제정책의 핵심 부서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쉬샤오즈 주임(장관급)은 이례적으로 이날 인터넷 생방송에 출연해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7.5% 달성에 자신이 있고 이를 위해 필요한 능력도 가졌다"고 강조했다. 쉬 주임은 중국 정부가 신중한 경기부양책을 실행하고 있으며 시장유동성을 여유 있게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쉬 주임은 이어 "올 하반기 중국 정부는 새로운 도시계획을 발표하고 주택등록 시스템 개선과 토지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경제에 대해 더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려 한 데서 비롯됐으나 두 지표의 차이로 중국 중소기업이 경기둔화로 더 큰 고통을 받고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고 분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경기에 대한 좀 더 명확한 예측과 정책반영 강도를 판단하려면 서비스업 PMI 발표를 지켜봐야 하다고 지적했다. 수출주도형에서 내수주도형으로 성장의 틀을 옮기고 있는 만큼 서비스업 전망이 경기예측의 주요 수단이라는 것이다. 7월 서비스업 PMI는 3일 중국 정부가 발표하고 이어 5일 HSBC가 밝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